북.미 관계개선 논의 급물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북한과 '평화조약(peace treaty)'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호주 시드니를 방문 중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언론과의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저의 목적은 평화조약 체결을 통해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메시지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1953년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이뤄진 휴전협정 체제를 항구적인 평화협정 체제로 돌리자는 것으로,그의 임기 중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평화조약 체결 조건과 관련,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없애야 한다"고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동북아 평화체제를 새롭게 설정하게 될 것이며,그것에 대해 낙관적(optimistic)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실상 북한이 불능화를 수용함에 따라 북·미 간 관계 개선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만들겠다는 전략적 결단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 동의와 한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 조기 가입 의지도 재확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투자보호 협정에 서명했다.

1992년 이후 15년 만에 개정된 투자보호 협정은 각종 이행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송금 지연 기간을 대폭 단축하면서 지식재산권 보호 장치를 추가하는 등 한국 기업의 투자보호를 위한 장치들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 협정은 내달부터 발효된다.

시드니=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