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전진하고 있는 '한국산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두번째 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대결에 나선다.

4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1위에게 1천만달러의 거금을 안겨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첫 대회를 준우승으로 장식하며 세계랭킹을 8위로 끌어 올린 최경주는 31일(한국시간) 오후 개막하는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 출전해 플레이오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턴의 보스턴TPC(파71.7천207야드)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은 첫 대회 바클레이스가 144명이 출전한 것과 달리 120명에게만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출전 선수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경쟁이 더 심해졌다는 뜻. 더구나 바클레이스와 본질적으로 대회가 달라진 점은 바로 '황제' 우즈가 출전한다는 사실이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바클레이스를 건너 뛴 우즈는 정규시즌에서 벌어놓은 기본 점수가 워낙 많아 한 대회를 거르고도 포인트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접어주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우즈의 오만함에 일격을 가할 후보에 포인트 순위 2위인 최경주의 이름도 당당하게 올라 있다.

이미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두차례나 우승을 거두면서 언제든 우즈를 꺾을 수 있는 기량을 검증받은 최경주는 대회를 앞두고 PGA 투어 홈페이지가 꼽은 우승 후보 5명 가운데 한명이다.

1위는 우즈, 2위 레티프 구센(남아공), 3위 아담 스콧(호주), 그리고 4위가 최경주.
우즈와 스콧은 이 대회에서 각각 한차례씩 우승을 차지했고 최경주는 2005년 한번 출전해 컷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이미 두차례 컷오프를 당했던 바클레이스에서 2위에 오른 최경주는 예전 기록은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경주가 1천만달러의 페덱스컵 우승 상금을 차지하려면 이번 대회가 큰 고비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열리는 BMW챔피언십과 투어챔피언십은 컷이 없지만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은 2라운드가 끝나면 70명을 추려내 3,4라운드를 치른다.

만에 하나 컷오프라도 당한다면 BMW챔피언십과 투어챔피언십에서 뒤진 포인트를 만회하기 쉽지 않아진다.

포인트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비제이 싱(피지)이 바클레이스에서 컷오프를 당하면서 6위로 떨어진 것이 컷탈락의 위험성을 충분히 드러낸 사례이다.

초반부터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와 함께 우승컵은 다른 선수에게 내주더라도 최대한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도 바클레이스와 마찬가지로 우승자에게는 9천포인트가 주어지는데 10위 밖으로 밀려나면 1천점도 채 안되는 포인트에 만족해야 한다.

2천여 포인트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2천 포인트 이상을 벌어놓아야 다음 대회에서 역전이 가능하기에 우승은 놓쳐도 상위권 입상은 필수다.

대회 열리는 보스턴TPC는 코스를 고치면서 전장이 7천415야드에서 200야드 가량 짧아졌다.

대신 벙커가 많아지고 페어웨이의 굴곡을 추가해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을 때리는 선수가 유리해졌다.

올해 장타 부문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지만 정확성과 쇼트 게임에서 최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는 최경주에게 이런 코스 변화는 반가운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