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에서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저녁 지지자들과 함께 '눈물의 쫑파티'를 가졌다.

서울 부암동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경선 이후 삼성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던 박 전 대표의 첫 공식석상 '외출'이자 사실상 캠프 해단식을 겸한 자리였다.

당초 800여명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기획된 행사였지만 일반 지지자 등 2000여명이 모였다.

경선 패배에 따른 격앙된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박근혜,박근혜~"를 연호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께서 대의명분으로 순순히 도와주셨기에 그 마음을 생각하면 오늘 제 마음이 아프기 그지 없다"면서 "여러분이 보내준 그 큰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저를 신뢰하던 그 뜻,어렵고 힘든 결정과 선택을 해준 데 대해 꼭 보답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점 오직 죄스러울 뿐"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앞으로도 저는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여러분과 힘을 합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그러나 경선 패배 직후 연설을 통해 경선 결과 승복과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 방침을 밝혔던 박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는 당의 화합이나 이 후보 중심의 정권교체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에 앞서 인사말을 한 서청원 캠프 상임고문은 '박근혜 측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이명박 후보 측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해 "무슨 반성을 하느냐,선거인단에서 승리한 것을 반성해야 하느냐"며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했어도 (이 후보 측이) 선거인단에서 졌다.

왜 당원들이 등을 돌렸는지 그들은 그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안하무인 격이고 기고만장한 사람들은 절대 승리자가 될 수 없다"며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하나가 되려 해도 시원찮은데 누구보고 건방지게 반성하라고 하느냐,그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이래서 집권할 수 있겠느냐"고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와 언제쯤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 측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만남을 제의해오면 그때 가서 시기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