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유상증자와 공개매수를 통해 사업자회사인 SK에너지 주주들과의 주식 맞교환을 추진함에 따라 향후 SK의 지배구조 안정화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27일자 A1,4면 참조

재계는 SK㈜의 SK에너지 주식 공개매수에 이어 자·손자회사(자회사의 관계사)들에 대한 지분 '교통정리' 및 오너 간 계열분리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SK의 지배구조 안정화 작업이 조만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손자회사 등 지분 정리

SK는 SK㈜의 SK에너지 주식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이후 자·손자회사들에 대한 지분 교통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전환으로 2년 이내에 자·손자회사 지분 요건(상장회사 20%,비상장회사 40%)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증손자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해야 허용된다.

따라서 SK㈜의 자회사들은 공정거래법상 자·손자회사의 지분 요건을 갖추거나,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최근 SK텔레콤이 85.9%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의 손자회사)가 인터넷포털 엠파스를 합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엠파스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24.4%)한 기업으로 SK㈜의 증손자회사로 남으려면 지분을 대거 추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SK증권은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1,2대 주주인 SK네트웍스(22.43%)와 SKC(12.26%)가 지분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금융·산업 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법상 SK증권 지분은 제3자나 SK㈜의 자회사가 아닌 다른 계열사로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 C&C에 대한 SK텔레콤(30%)과 SK네트웍스(15%)의 지분을 처리하는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분가(分家) 속도낼까

이 같은 SK의 지배구조 안정화 매듭 전략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제인 최신원 SKC 회장,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의 분가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해 온 SK케미칼 지분 5.86%(121만4269주)를 시간외 거래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전량 매각했다.

SK케미칼이 사실상 독립 경영체제를 갖추게 된 것.SK의 확고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동시에,오너 사촌형제 간 계열 분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현재 SK케미칼은 SK건설 주식 58%를 보유해 SK케미칼과 SK건설에 대한 지배권은 사실상 최 부회장이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SK건설 상장과 맞물려,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케미칼이 먼저 자연스러운 계열분리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SKC의 경우 최신원 회장의 지분율이 2.68%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계열분리는 어려운 상황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