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에서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저녁 지지자들과 함께 눈물의 '자장면 쫑파티'를 가졌다.

서울 부암동 한 중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경선 이후 삼성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던 박 전 대표의 첫 공식석상 '외출'이자 사실상 캠프 해단식을 겸한 자리여서 숙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 전 대표는 홍사덕·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경선기간 함께했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감사와 위로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식사 전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고마웠던 이들에게 인사하는 게 예의이지만 일일이 찾아다닐 수도 없어 만찬을 마련했다"며 "자장면 한 그릇 하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리자"고 비교적 담담하게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후보가 선출됐으니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에 최선을 다하자"며 조용한 어투로 당의 화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향후 정치행보나 최근 당내 인선과 관련한 부분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종합상황실장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서로 고생한 것을 치하하고 위로하는 자리이지 그 이상도,이하도 아니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박 전 대표는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당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명박 후보 측 이재오 의원의 '박근혜 캠프 반성론'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 행사 도중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로서 캠프를 공식 해체한 뒤 향후 일부 참모들을 중심으로 '후원회' 성격의 사무실을 열 계획이라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만찬행사에는 무려 1000여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선거캠프 실무자 80여명만 참석,조용히 치를 예정이었으나 만찬 소식이 알려지면서 참석 문의가 쇄도해 결국 행사 규모는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메뉴는 자장면으로 통일했고 비용은 참석자들이 1만원씩 갹출하는 등 조촐한 상차림이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