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입체)영상기기 업체인 케이디씨정보통신(대표 김태섭)이 세계 최대 3D영화영사시스템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

이 회사 김태섭 대표는 최근 미국디지털영화관협회 관계자를 만나 케이디씨정보통신이 지난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영화관용 대형 3D영사시스템을 협회의 공동구매 대행사인 DCIP에 성공적으로 시연했다고 27일 밝혔다.

DCIP는 미국디지털영화관협회가 컴퓨터 서버 프로젝터 영사기 등 디지털영화관 장비를 공동 구매하기 위해 회원영화관의 공동출자로 설립한 회사다. 미국 영화관 3만개 중 2만여개가 DCIP에서 영화관 설비나 소모품 등을 공급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협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현지에서 3D영사시스템 시연설명회를 펼친 결과 공동구매 장비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다음 달 최종 실사 및 수요조사를 거친 뒤 공급물량을 확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유일한 경쟁사인 미국 리얼D사 제품에 비해 성능은 차이가 없으면서도 대당 가격은 리얼D사 제품(10만달러)의 절반인 5만달러에 불과해 올해 말과 내년 전체 수요량(2000대)의 15% 선인 300대 이상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액으로는 약 1500만달러어치다.

전 세계 3D영화영사기 시장은 이 장비를 최초 개발한 리얼D사의 독점체제로 10여년간 유지돼 오다 지난해 케이디씨정보통신이 관계사인 마스터이미지와 함께 이 장비를 개발,국내 CGV와 홍콩의 인터콘티넨탈 그룹 등에 공급하면서 독점체제가 깨졌다.

회사는 자체개발한 편광필터를 고속회전시키는 물리적 방식으로 3D영화영사시스템을 개발,대당 제작가격을 크게 낮췄을 뿐만 아니라 고장률도 낮고 조작도 간편하다는 점을 이번 시연회를 통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리얼D사 제품은 고가의 디스플레이패널을 사용한 전자식 시스템이다.

회사는 또 미국 월트디즈니와 드림웍스,파라마운트사 등의 대형 제작ㆍ배급사를 대상으로 별도의 시연회를 개최,호평을 받음에따라 향후 이들 업체들이 제작ㆍ배급하는 입체영화 상영에 자사 시스템이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미국 영화관은 화면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제작ㆍ배급사들이 추천하는 상영장비를 쓰는 경우가 많아 향후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미국 3D영화영사시스템 시장은 매년 2배 이상 급성장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6000대의 신규 영사시스템 수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디씨정보통신은 이 중 절반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3D영사시스템은 3D무비카메라로 촬영된 영화나 애니메이션 필름(디지털파일)을 입체영상으로 재현해 주는 장치로,일반영화관이 3D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선 이 장비를 기존 영사기에 부착해야 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