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과의 先 합당에 무게중심

5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이 꼬일 대로 꼬인 `통합 방정식'을 놓고 끙끙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을 조속히 끌어들여 `미완의 대통합'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정작 통합의 방법론과 수순 등 각론에 들어가서는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단 신당 지도부는 8월 중순까지 대통합을 마무리짓겠다는 `시간표'를 잡아놨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여의도 산정빌딩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대통합의 대종을 울렸다"며 "이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참여해 8월 중순에 대통합을 할 수 있도록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해 상임중앙위에 (통합작업을) 위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가운데 어느 쪽을 우선적으로 합류시키느냐는 여전히 핵심 난제로 남아있다.

양당을 일거에 통합하는게 최선의 해법이지만 서로의 정치적 명분과 이해가 교착돼있어 어느 쪽으로든 `우선순위' 설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신당 내부의 여론은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추진파와 선(先) 민주당 통합파로 갈라져있지만 균형추는 전자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과의 통합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일단 `개문발차'하면서 본격적인 경선체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는 열린우리당 초.재선 탈당그룹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신당 지도부도 상당부분 동조하는 듯한 기류가 읽혀지고 있다.

이목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과는 현실적으로 통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15일부터는 예비경선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14일까지 당 대 당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항간에서 `도로 우리당'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지금은 이런 것, 저런 것 신경쓸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의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신당과 열린우리당은 이미 합당문제를 놓고 상당수준의 `교감'을 한 듯한 기류도 감지된다.

열린우리당은 내주 광복절(15일)을 전후해 전당대회를 소집, 흡수합당 추진을 결의하고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신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공식화하면서 수임기구까지 지정하는 결의를 했다"며 "민주신당의 이 같은 결의를 환영하는 입장이고 우리는 필요한 절차를 거쳐 아직도 덜 채워진 대통합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합당 프로세스에 착수하는 게 중요하다"며 "필요한 논의를 신당과 우리당이 착수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물론 선(先) 민주당 합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수그러들지는 않고 있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난을 피하고 반(反) 한나라당 전선을 견고히 구축하려면 호남 기반의 민주당과 합당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가 요구하는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 반대 결의'를 신당 지도부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데다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신당 내부의 여론이 커지면서 선 민주당 합당파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선 민주당 합당을 주장해온 정대철(鄭大哲) 전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대표직을 맡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신당 주변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내주중 전당대회에서 합당을 결의하더라도 실제 합당은 민주당과의 협상상황과 연계하면서 일정기간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