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北海)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닷바람도 메이저대회 왕관을 향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집념을 가로 막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이지만 유독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없었던 오초아는 5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골프링크스 올드코스(파73.6천63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이븐파 73타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 213타로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첫날부터 내내 선두를 질주한 오초아는 2위 린다 베스베리(스웨덴.219타)를 무려 6타차로 따돌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사실상 예약했다.

오초아는 잠잠하던 링크스코스 특유의 강한 바람이 몰아친 3라운드에서 바람을 잘 활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쳐 버디를 3개나 뽑아내고 보기는 3개로 막아 타수를 지켜냈다.

바람이 어찌나 거세게 불어댔는지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단 3명 뿐이었고 2∼3타를 잃고도 순위는 상승했다.

베스베리는 1언더파 72타를 쳐 전날 공동19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고 역시 1타를 줄인 마리아 요르트(스웨덴)도 공동29위에서 공동3위(1오버파 220타)로 뛰어 올랐다.

뚝심이 좋은 이지영(22.하이마트)과 박세리(30.CJ)도 거친 바람 속에서 타수를 지켜내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이지영은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곁들여 2타만 잃어 요르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린 이셰르(프랑스)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박세리도 타수 손실을 2타로 막아내며 4오버파 77타를 친 지은희(21.캘러웨이)와 함께 공동7위(2오버파 221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타수를 줄이기는 하늘의 별따기인데다 제 타수를 지키기도 벅찬 거친 바람이 최종 라운드에도 불어댄다면 이지영, 박세리, 지은희도 멀찌감치 달아난 오초아를 따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8타를 때려 2위로 상승했던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가 3라운드에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80타로 무너졌고 역시 2위였던 웬디 워드(미국)도 7타를 잃었다.

AP통신은 "링크스코스에서 10차 선두도 안심할 수 없고 10타 뒤진 선수도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고 타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