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폭 10% 이내면 환매 자제를"

국내 주식형으로 자금유입 이어져

분할 매수.분산 투자 전략 바람직

"지수가 급락하고 있는데 들어가도 되나요?""이젠 해외펀드로 가야 되는 것 아닌가요?""일단 환매하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2000을 넘어섰던 증시가 27일 80포인트이상 폭락하자 펀드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은 대체로 비슷하다.

"조정폭이 10% 이내로 크지 않다면 단기 수익률 변동을 겨냥한 투자전략은 오히려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단기 조정에 휘둘리지 마라

지난 4월 국내 펀드시장은 큰 진통을 겪었다.

잠시 조정을 받던 주가가 4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때마침 나온 정부의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도 자금 이탈에 한몫했다.

4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조385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당시 지수는 1450∼1550대.하지만 이후 코스피지수는 가파른 상승을 계속했고 펀드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결국 환매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대부분 6∼7월 지수 1700∼1800선에서 다시 펀드시장으로 되돌아왔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펀드 투자는 장기 투자이고 시장의 '트렌드'를 사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수가 오른다는 확신이 있다면 단기적인 조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이틀 연속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는 추세다.

덕분에 기관은 외국인이 4조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낸 최근 10거래일 동안 2조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할 수 있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형펀드 자금의 대부분이 적립식펀드여서 시장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들어오고 있다"며 "중장기 경제전망이 좋고 기관이 수급에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 조정폭은 10% 이내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눈높이를 낮추고 분산투자하라

올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눈부실 정도다.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6.8% 올랐으며 주식형 액티브펀드는 평균 44.49%의 수익을 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34.98%나 된다.

27일 급락으로 수익률이 약간 떨어졌겠지만 은행 예금에 비하면 여전히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젠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라고 말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이제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은 지수가 3000이 돼도 50%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라며 "단기간에 올해 같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적립식의 경우 "빠지면 더 산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해도 되지만 거치식 투자를 할 경우에는 가치주 배당주 펀드나 해외펀드 중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을 골라 분산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또 가능한 한 현금 비중을 유지하면서 분할 매수해야 5년 정도의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비중을 6 대 4 정도로 가져가되 공격적으로 증시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