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인 기아자동차가 결국 임금을 인상하고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는 24일 임금협상 8차 본교섭을 갖고 △기본급 7만5000원(5.2%) 인상 △생계비 부족분 명목으로 통상 임금의 150% 지급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선진 노사문화 정착과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노사 합심 노력 등에 잠정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조차 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굴복해 임금을 올려 주고 이를 다시 경영 부담으로 떠안는 폐해가 반복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아차의 임금 인상 폭은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12만8805원(8.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생계비 부족분과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등 사실상 대폭의 성과급 지급에 합의함으로써 노조 입장에서는 당초 요구 수준을 대부분 충족했다는 분석이다.

인력 전환 배치,복지혜택 축소 등 협상 과정에서 사측이 노조에 요구했던 '고통 분담'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기아차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 과정에서 지난주까지 11차례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여 2만3567대의 생산 차질을 빚고 3393억원의 매출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영 성과와는 전혀 무관한 노사 협상 결과가 나왔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임금을 올리고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강성 노조의 폐해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아차 노조는 조만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