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는 대규모 물류 부지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대형마트(할인점)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와 택배업체,제조업체들이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땅값 상승과 인허가 문제 등에 걸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후보지역마다 땅값 크게 올라

수도권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을 만한 부지는 거의 동이 난 상태다.

경기 이천 여주 용인 파주 김포 등 물류 거점이 세워질 만한 지역에는 이미 수백∼수천평 규모의 물류창고가 상당수 들어서 있지만,대부분 임대수익을 위해 지상 4∼5층의 다층구조로 이뤄져 저층에 비해 비효율적이란 지적이다.

예컨대 주차 공간이 좁아 대형 컨테이너를 싣는 화물 차량을 운송하기에 불편하고 위아래로 물품을 옮겨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면에서 비합리적인 구조다.

땅값 부담도 크다.

수도권의 교통 요지로 제조업체와 물류업체들이 선호하는 용인시 17번국도변 부지는 2년 전만 해도 평당 25만∼30만원이었지만 요즘은 100만원을 웃돈다.

용인 포곡면에 있는 한 물류창고는 대지 1만6000㎡(5000평) 규모로 평당 매매가격은 올 들어 20% 오른 80만원 선이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10억원에 월 임대료가 1000만원이다. 이천 마장면 소재 물류창고(6000평)는 보증금이 평당 30만원에 월임대료가 3000원이다.

인근 현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물류창고가 들어선 부지 인근에 새로운 개발이 힘든 데다 물류센터를 지으려는 업체들이 계속 찾아오기 때문에 창고 주인이 임대수익이 낮더라도 팔 생각을 하지 않아 매매가격만 계속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들이 많이 찾는 3만3000㎡(1만평) 이상 대규모 부지의 경우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허가에만 1년 이상 걸린다.

올해와 내년 개장 예정인 대형마트의 물류센터 대부분이 인허가로 2년 이상을 소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과정에서 지자체의 요구 등으로 인해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물류기지 부지 확보에 고심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식품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수도권 물류센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장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물류망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택배업체들도 기업들이 자체 운용하던 창고를 경비 절감 차원에서 아웃소싱으로 전환,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업체가 물류창고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CJ는 화성에 30만평 규모의 물류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최근 동탄신도시에 일부 부지가 수용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홈플러스도 2010년까지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수도권에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후보지를 탐색 중이지만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CJ GLS 등 택배업체들과 물류센터를 임대로 사용하고 있는 롯데홈쇼핑 등도 물류센터 부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수도권에 거점이 될 만한 대규모 물류기지를 확보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아직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가 적지 않아 물류센터는 앞으로 상당기간 수요 초과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류센터 신설 계획

신세계 이마트는 경기 여주에 대지 19만9950㎡(6만평),연면적 7만5581㎡(2만3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내년 6월 개장할 예정이다.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한 이마트는 월마트코리아가 물류센터 부지로 확보한 땅에 추가 매입을 통해 물류센터 건립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도 오는 11월께 오산에 연면적 8만6000㎡(2만6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완공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