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년을 기억하리..헤이그시 '이준 평화의 날' 지정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축하메시지

고종황제의 밀명을 받은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 특사의 구국운동을 기리기 위한 '헤이그 특사 100주년' 기념식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현지에서 거행됐다.

정사 이상설, 부사 이준 이위종 세 특사는 1907년 6월25일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리고 있는 헤이그에 도착했으나 일본의 방해와 열강의 냉대로 뜻을 이루지못한 채 이준 열사는 현장에서 분사했다.

이날 기념식은 오전 헤이그 시내 신교회(Nieuwe Kerk)에서 이홍구 전총리, 김정복 국가보훈처 장관, 김형오 김원웅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데트만 헤이그 시장, 현지교민, 유학생 등 국내외 인사 7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유족대표로 이준 열사 외손녀인 유성천 여사(80)와 이위종 특사의 손자 이원갑 씨 등 특사들의 후손들도 참석했다.

이 전 총리는 '큰 죽음 1천년을 기억하리'라는 주제의 기념식에서 제전사를 통해 , 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세 특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넋을 위로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구삼렬 문화협력대사가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이준 열사의 독립과 자유를 위한 노력은 시대를 초월한 가치이며, 이준 열사가 보여준 민족정기야말로 한국이 누리는 발전의 밑거름이며, 후손들이 길이 이어나갈 소중한 자산"이라고 순국 100주년의 의미를 기렸다.

이어 추모연주로 첼로연주가 정명화 씨가 독립운동 당시의 애창곡인 봉선화를 연주하고, 교포 2세 학생들이 분단시대의 노래인 우리의 소원을 합창했다.

헤이그 시는 이준 열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아 순국일인 이날을 `이준 평화의 날'로 지정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데트만 헤이그 시장은 한국 기자들에게 이준열사기념관을 문화유적지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전 행사로 세 특사의 헤이그 도착장면을 재현하기 위한 거리문화 축제가 펼쳐졌다.

세 특사 후손과 한국과 네덜란드의 현대 예술가, 태권도 선수들이 1907년 6월25일 세 특사가 내린 헤이그 HS 기차역에서 특사들이 묵었던 드 용 호텔(현 이준열사기념관)의 700m 구간을 거쳐 기념식장까지 걸어오며 민속무용과 태권도 시범 등을 선보였다.

기념식후 이준열사기념관을 확대,개편한 재개관 행사를 비롯해 이준열사 묘적지와 만국평화회의 장소 방문 등에 이어 오후엔 평화의 비둘기 날리기, 연 날리기 행사가 이어졌다.

네덜란드 헤이그 인접 레이트셴담에 세워지는 이준열사 기념교회 봉헌식 역시 이날 열렸다.

헤이그 100주년 기념행사는 앞서 13일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15일까지 3일동안 `유럽한민족 평화제전'이란 명칭으로 학술, 기념, 문화행사로 크게 나뉘어 다채롭게 펼쳐졌다.

(헤이그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