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본의 한류 열풍은 일본에 복음을 전하라고 하나님이 문을 열어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기독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일본에 복음을 전하고 양국 간의 깊은 역사적 상처와 갈등도 치유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합니다."

지난 3월부터 일본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과 설교를 겸한 대규모 문화전도집회 '러브 소나타'를 열고 있는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하용조 담임목사(61)의 설명이다.

기독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1% 미만에 불과한 일본은 '선교사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천주교는 16세기,개신교는 19세기에 전파됐지만 불교와 토착신앙인 신도(神道)에 밀려 '복음화율'이 1%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위를 뚫는 것처럼 어려운' 일본 선교의 첨병으로 '한류'를 내세우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본에는 '욘사마' 마니아만 30만명에 이르고,도쿄돔에서 열린 한류스타 공연에는 1만~1만5000엔씩 내고 3만명이나 들어왔어요.

30~40대 주부들이 한류스타를 보기 위해 공항에서 한 두시간씩 기다리는 건 예사고요.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실제로 지난 3월 오키나와와 후쿠오카에서 열린 '러브 소나타'에는 2700명 안팎이 참석했고 5월 초 한류 스타 최지우가 참여한 오사카 공연에는 4300여명이 모여들었다.

한류 스타가 등장하면 비(非)교인들도 모여든다는 것.오는 24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수퍼아레나에서는 2만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러브 소나타 도쿄'를 열어 노래와 춤,가야금 연주 등과 함께 설교·강연을 곁들인다.

도쿄 공연에는 인기 드라마 '주몽'에 출연했던 탤런트 오연수 한혜진 김승수 진희경 박탐희를 비롯해 배우 조승우 려원 신애라 유호정 윤유선 손지창,가수 유승준 엄정화,개그우먼 김효진,방송인 박나림 주영훈,연극배우 윤석화,프로골퍼 최경주 등 연예·스포츠계 스타들이 대거 참가한다.

문재숙(중요무형문화재 23호)·이하늬(미스유니버스 4위)·이슬기 모녀의 가야금 연주와 소프라노 김영미,피아니스트 신상우,팝페라 가수 정세훈 등의 무대도 마련된다.

'복음과 문화'를 주제로 한 교회부흥 세미나와 한국·일본·대만의 각계 리더 700여명이 참석하는 '리더십 포럼'도 열린다.

하 목사는 "10일 현재 일본 현지 참가 신청자가 1만5000명에 이르고 온누리교회 신자도 5000명 이상 참석할 예정이어서 도쿄 공연의 예상 정원을 넘어섰다"면서 "5000~7000명의 불신자(不信者)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가 이처럼 한류스타를 앞세워 일본 선교에 나선 것은 축구선수 이영표 등 연예·스포츠인 신자가 40~50명이나 되기 때문."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내셔널에서 우승한 최경주 선수도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뒤 곧바로 도쿄 공연에 참가하겠다고 알려왔다"고 하 목사는 전했다.

온누리교회는 도쿄 공연에 이어 오는 11월 삿포로와 센다이에서도 '러브 소나타'를 열 예정.내년에는 일본 공연과 함께 참가자 1만2000여명 규모의 대만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하 목사는 "한류라는 문화적 코드를 지렛대 삼아 한·일 양국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로 복음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러브 소나타'가 울펴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