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굵직한 부동산대책의 본격 시행(9월)을 앞두고 하반기 주택시장 판도에 내집마련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장기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들은 각자 입장에 따라 투자 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올 상반기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1주택 이상자들은 기존 주택의 적정 매매시기와 청약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하반기 서울·수도권 집값이 5% 안팎의 상승률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우선 기존 주택매수를 통한 내집마련의 경우 급매물 위주의 저점 매수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한다.

하반기 유망 투자대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도권 택지지구 신규분양아파트를 꼽았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여건과 임대수익률 등을 고려해 선별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토지는 워낙 규제가 강해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신규 분양아파트가 최고 투자상품

올 하반기 최고의 투자상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규 분양주택을 꼽았다.

주택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공급가격이 낮아지면서 일부 유망지역 신규물량은 오히려 프리미엄(웃돈)기대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를 권하는 전문가가 적다.

다만 대규모 배후세대를 둔 근린상가나 서울 도심권 오피스텔 등 상품군별 선별 투자에만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상가나 오피스텔 모두 분양가가 높은 데 반해 시세 변동은 적어 임대수익 이외에는 큰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며 "여유자금이 있다면 최근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업무용빌딩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투자매력이 시들해지는 토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주,가평,양평 등 서울 인근 지역에서 2억~3억원 정도의 소액 투자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집값이 조정기에 있는 만큼 경매를 통한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도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투자원금을 줄여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관점에서 경매만큼 매력적인 투자수단도 없다"며 "경매를 통해 가격 바닥권에 근접한 매물을 노리는 것도 추천할 만한 투자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집값 약보합세 전망 우세

전문가들은 하반기 집값이 5% 안팎의 가격 등락을 보이는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보다는 2~3%의 하락을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상반기 집값이 하락국면에 접어들면서 나타났던 실수요자들의 저점매수 트렌드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매물의 거래가 지연될 경우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정부의 대출규제 기조가 하반기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매수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라며 "집값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현재 상태에서 추격매수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장 변수로는 대선과 대출규제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대선 공약과 맞물릴 규제완화 기대가 자칫 재건축 아파트 등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존 주택 사려면 7~8월이 적기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의 적정 매수 시기로 7~8월을 꼽았다.

가을 이사철 이후인 11~12월을 제시한 의견도 있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큰 폭의 가격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여름 비수기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 급매물 또는 일시적 2주택자들의 매물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장기 무주택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는 9월 이후에,청약가점이 낮은 젊은층 청약자들은 7~8월에 유망 단지 청약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사장은 "가점이 높은 청약자들도 무작정 9월 이후만 기다리지 말고 수도권 유망단지에 청약통장 사용을 고려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