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방화 시대의 새 장 열어

한미 양국이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0분(현지시각) 미 의회 캐넌빌딩에서 한미 FTA 서명식을 갖고 작년 2월부터 17개월간 진행돼온 양국 정부간 협상을 마무리했다.

FTA 합의문이 서명됨에 따라 양국은 FTA 발효를 위해 양국 의회에서 비준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하지만 미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29일 "현재 체결된 대로는 한미 FTA를 지지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등 양국 정치권에서 한미 FTA 체결에 대한 반대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최종 의회 비준동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고,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 등 의회 비준동의 과정이 양국의 중대한 정치일정과 맞물려 있어 한미 FTA 비준동의 문제가 정치쟁점화되면서 찬반 양론이 격화되는 것은 물론 상당 정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양국은 지난 4월 2일 양국 FTA 협상을 타결했으나 미 행정부와 의회가 노동.환경 등의 요건을 강화하는 신통상정책을 채택한 뒤 미국측이 한미 FTA에 이를 반영할 것을 요구, 양국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두 차례 추가협상을 갖는 등 우여곡절 끝에 최종 합의했다.

한미 FTA가 양국 의회 비준동의를 거쳐 공식 발효될 경우 한국은 중국.일본.아세안을 합친 것보다 큰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산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개방화 시대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또 국가신인도도 올라가고 안보리스크가 줄어들면서 국내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개방으로 인해 쇠고기를 비롯해 일부 농업분야의 부분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방송.통신을 제외하면 의료.교육 등 서비스시장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비관세장벽.원산지규정 등도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