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오랫만에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금리와 유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불안한 흐름이 우려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순환매에 따른 주가의 상승 탄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부담을 해소하는 단기 조정은 당연한 일이며, 변동성에 집착하기 보다 장기적인 추세에 베팅하는 전략이 더 나아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동부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전날 은행주들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순환매 랠리가 절정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은행주들도 장중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는 점에서 순환매 장세가 일단락됐다는 판단이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그만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또 코스피의 기술적 지표 중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하락 다이버전스'가 나타나 조정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지지선을 설정한 후 이탈시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도 단기 고점에서 지수 하락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빠른 시간안에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가 등의 악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급증했던 신용잔고가 주가 하락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낫고, 해외 악재로부터 자유로운 내수주가 유리할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과도하게 급등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품을 제거하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시장 전반에 걸친 조정세의 확산보다는 차별적이고 제한적인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과도한 유동성의 유입으로 거품이 형성된 업종은 증권주 등 일부에만 국한되고, 신용융자 축소에 따른 유동성 훼손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신용융자를 통한 개인들의 직접투자 비중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조정은 아니라고 설명.

실질적인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재평가 과정을 거치고 있는 주도주들의 경우 기존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 급등락에 휩쓸리기 보다는 조선과 소재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실적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로 주식을 일단 팔고 단기 조정 이후 저점에서 되사는 타이밍 전술의 유효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변동성에 집착하기 보단 추세에 베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코스피가 조정없이 400포인트 넘게 올라 조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단기 조정이 오더라도 기본적으로 주식을 들고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은 코스피의 경우 10일 이동평균선, 업종의 경우 20일 이동평균선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하에서 업종별 순환 구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직 파도타기를 끝낼 시점이 아니라면서 지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종목별 차별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