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짧은 조정 거친 후 상승 랠리 재개할듯

수급ㆍ실적 탄탄…금융ㆍ자동차株 갈아타기 유효


'하반기에 코스피 2000시대를 열수 있을까.' 연초만 해도 코스피지수 2000은 꿈의 영역이었다.

작년 말 지수가 1434이었으니 당시로선 500포인트 이상 남은 지수 2000은 그저 먼 훗날의 일로 치부했다.

하지만 2~3개월 새 상황이 급변했다.

지수 2000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올 하반기에 달성가능한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초 올 최고치로 전망했던 지수 1700~1800고지는 6개월도 안 돼 정복됐다.

이제 하반기 증시고점을 2000포인트 안팎까지 높여 잡는 일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동부 교보 메리츠증권 등은 하반기 고점을 2000포인트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스닥도 과거 테마주 버블에서 벗어나 실적과 가치중심의 시장으로 변화하며 내년 상반기 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도 상승세 지속전망

연내 지수 2000 돌파를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실적과 수급이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는 평가다.

특히 수급은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인 기관 개인투자자 간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과열우려로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이들 삼각축이 돌아가며 물량을 받아내 장중 짧은 조정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국인은 3년 만에 매수로 전환했고,주식형펀드 환매에 시달리며 작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10조원의 매물을 쏟아냈던 투신권도 6월부터 '사자'우위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10년 만에 매수에 나서며 시중 뭉칫돈을 증시로 이동시키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개선 추세도 진행형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 500대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1.3% 증가하는 깜짝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또 연간기준으로는 2005,2006년의 이익감소세를 딛고 3년 만에 21%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세계경제도 호황기로 진입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회복세가 뚜렷하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거대한 신흥경제권이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분기 초에 5~10%의 얕은 조정을 겪은 뒤 연말까지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800 선을 돌파한 코스닥지수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전략가는 "내년 상반기에 1000포인트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도주 손바뀜 가능성 높아

이번 상승장의 주도주는 철강 조선 유화 운송 등 중국시장과 관련된 이른바 '차이나 플레이'주였다.

하지만 차이나플레이주는 많이 오른 데다 이익개선추세도 정점에 달해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신 IT 자동차 등 '미국 소비관련주'에 대한 추천이 많아지는 추세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는 저점에 가깝고 중국은 고점에 가깝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소비관련주로 투자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업종별 이익개선정도로 봐도 중국경제를 떠받치는 원자재 쪽은 고점인 반면 테크업황은 저점에 접근하고 있어 하반기는 주도주가 변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도 "많이 오른 산업재나 소재주는 비중을 축소하고 대신 금융과 IT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T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져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돼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흥시장 성장수혜주인 발전설비 건설장비 가전 등과 에너지관련주,교육 레저 등 노령화 관련주를 유망섹터로 꼽았다.

코스닥의 경우 내수주에서 LCD(액정표시장치) 등 IT부품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