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주가 바뀌면서 증권가 애널리스트 연봉 순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최고 수준의 연봉을 자랑했던 반도체나 자동차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업황 부진을 반영해 연봉이 깎이고 있는 반면,주도주로 부상한 조선 철강 등 소재 관련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 대형증권사의 경우 애널리스트 가운데 최고 연봉자가 올해 반도체 담당에서 조선 담당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의 경우 연봉이 3억원대로 1년 전에 비해 30% 이상 인상됐다. 반면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는 한창 잘나가던 2005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삭감됐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 대상 세일즈 때도 주가 움직임이 좋은 조선 업종과 종목 관련 보고서가 쉽게 먹히기 때문에 리서치도 수익을 창출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리서치 인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면서 스카우트 대상 0순위에 오른 후보도 조선이나 철강 업종 애널리스트다. 이런 까닭에 이들 업종 애널리스트의 경우 갈수록 몸값이 뛰고 있다. 조선업종 담당 애널리스트의 경우 평균 연봉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반도체나 휴대폰 통신서비스 등 IT(정보기술)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찬밥 신세다. 주가가 부진한 자동차 업종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다. 물론 아직까지 반도체나 통신 자동차 업종의 경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업계 전체에서 중·상위 정도 연봉을 받고 있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깎인 편이다.

최근 증권주가 1800 돌파의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지만 금융 업종 애널리스트들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금융업종 내 시가총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주가 저조한 데다 기관들의 경우 증권주는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많이 편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증권주 리포트를 아무리 많이 써도 연봉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