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화학물질로 널리 쓰이는 숙신산을 컴퓨터에서 그린 '가상세포'를 이용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숙신산을 만드는 미생물인 '맨하이미아'균의 게놈 정보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를 발굴하고 가상세포를 만들어 인공 숙신산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이 균주가 숙신산을 만들 때 반응하는 686개 효소 반응식과 519개의 대사물질로 구성된 대사네트워크를 실제로 밝혀내고,이를 기반으로 한 배양실험을 통해 가상세포가 실제 미생물과 생리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가상세포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신산 생성에 필요한 포도당과 미네랄 아미노산 질소 등을 배합한 결과 포도당 1몰(Mole)당 1.2∼1.5몰의 숙신산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맨하이미아 균주는 1.7몰의 숙신산을 생성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상 세포를 통한 인공 박테리아 생산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얻어냈다"며 "앞으로 인공 미생물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될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