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 PD는 4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여된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연출 김종학)의 방송 준비를 9월 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김 PD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드라마 '태왕사신기' 방송 지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대본을 수정하고 방향을 재설정하는 등 가야 할 길이 정해졌기 때문에 6월 중순부터 촬영을 재개, 9월 초까지는 방송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고통스럽게 작업을 해본 적은 없다"고 토로하고 "야사를 토대로 한 판타지적 요소와 광개토대왕을 기록한 정사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계속 연기가 되나.

▲한 인물의 족적만을 쫓았으면 벌써 끝났을 것이다.

힘들 것으로 예측은 해봤지만 이렇게 고통스럽게 작업을 해본 적은 없다.

나름대로 사실이적 요소를 지닌 판타지와 광개토대왕이 가지고 있는 정사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광개토대왕을 쫓아가면 사실은 잡지만 판타지를 놓치는 등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하나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 하다 보니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

정사와 판타지를 적당히 버무려 밥상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끝까지 갈 수 있었겠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뭔지를 생각하는 순간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을 받았다.

배용준 씨도 이 작품이 한류의 마지막 자존심이므로 개인적으로 두 사람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이 작품 때문에 한류가 늦어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링거를 꼽고 며칠 밤을 새우더라도 시청자들께 제대로 된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더 욕심을 내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초심을 생각했다.

--구체적인 방영 일정을 말해 달라.

▲일본 NHK하고 편성 계약을 체결했지만 구체적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편성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연출자로서 고민하고 있다.

현재 대본을 수정하고 방향을 재설정하고 있다.

가야 할 길이 정해졌기 때문에 6월 중순부터 촬영을 재개, 9월 초까지는 방송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

기다려 달라.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는 결과물을 통해 얘기할 것이다.

--외국서 먼저 방영되나.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방송을 먼저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자막작업 등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먼저 방영하는 것은 지켜야 할 규칙이라고 생각을 한다.

--제작비 사용 용도를 말해 달라.

▲세트장에 많은 금액이 투여됐다.

방송을 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다.

아마도 저 부분에 많은 돈이 들어갔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

--컴퓨터그래픽(CG)을 중간에 공개할 의향은 없는가.

▲언론에 공개할 방침은 없다.

결과를 가지고 판단을 해 달라. 미술에서도 아마 획기적인 상황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아니지만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3월에 찍은 장면의 CG가 며칠 전에 나왔다.

어떤 것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견주어도 손색없는 CG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빨리 만들고 보여주는 데 익숙해 있다.

기다리는 데 익숙지 않다.

다그치면 되겠지 몰아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도 분명히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촬영이 왜 중단됐나.

▲단순히 CG 때문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드라마의 관점에서 대본, 미술 준비 소홀 등 여러 가지가 다 포함된 것이다.

종합적인 결과다.

적당히 올려놓는 게 아니라 다시 한번 점검해 이 시대에 과연 광개토대왕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했기 때문에 중단하게 됐다.

--내부 구성원 분위기는 어떤가.

▲수시로 정보교환을 하고 상황을 주고받고 있다.

물론 배우들도 각자 개인적인 스케줄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대단하다.

그래서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는 부분도 있다.

함께 걱정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같이 고민하고 얘기하고 있다.

--'태왕사신기' 방영 연기를 비판하는 MBC 노조의 성명은 봤나.

▲봤다.

하지만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성실히 반성하며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티저 예고편은 있나.

▲있긴 하다.

6월14일까지 일본으로 4부 정도 넘어갈 것이다.

최종 결과를 기대해 달라.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