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우려 보고받고도 1분전에야 운행 중단…`안전 불감증' 지적 쇄도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가좌역 선로 지반침하 사고 당시 열차가 공사장이 붕괴될 때까지 계속 운행됐으며 사고가 나기 불과 4분 전에도 한 열차가 사고 지점을 통과 사실이 확인됐다.

`경의선 가좌역 지반 침하선 안전조치'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는 4일 "지반 이상 보고를 받은 뒤 승객을 싣지 않은 회송 열차가 오후 5시 10분께 사고지점을 통과해 문산 쪽으로 갔다"고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오후 5시 10분은 철로가 붕괴하기 불과 4분 전으로 붕괴 조짐이 발견돼 인부들이 대피한 지 무려 40분이 지난 시각이고 지반 이상이 공식적으로 가좌역에 보고된 지 13분 뒤이다.

공사 관계자는 도급업체로부터 고용된 열차감시자가 오후 4시 57분에 `상선은 이상무, 하선만 불안정'이라는 내용의 서행 요구를 보냈고 4시 30분께에는 사고 조짐을 인지한 인부들이 공사장에서 모두 대피했다고 밝혔다.

승객을 태운 열차 또한 사고가 일어나기 7분 전에 사고 지점을 통과한 아찔한 상황도 드러났다.

공사측은 "승객을 실은 서울-문산행, 문산-서울행 5량짜리 통근열차(구 비둘기호)가 각각 5시 2분과 7분에 사고 지점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공사측은 "열차감시자로부터 지하 공사현장이 붕괴한다는 통지를 받고 사고 1분 전인 오후 5시 13분에서야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사장 인부가 모두 대피하고도 열차운행이 사고 직전까지 중단되지 않았고 지반 이상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에도 승객을 실은 통근열차 등 열차 4대가 사고 지점을 통과한 사실이 새로 확인됨에 따라 철도공사와 시공사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뻔한 `안전조치 소홀'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는 "철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열차감시자에게서 `붕괴 우려'를 보고받은 것이 아니라 `지반에 이상이 있다'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열차 운행을 중단하라는 보고를 받았다면 중단했을 텐데 우리는 `서행하라'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철도공사로서는 짧은 시간에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