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도시 건설을 통한 '강남 대체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실제 공급 효과는 계획 물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원 광교신도시와 동탄 제2신도시의 경우 지리적으로 서울과 너무 멀어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송파신도시는 주택 건설 물량의 절반이 임대주택이어서 강남 대체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출·퇴근거리 너무 멀어

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강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할 만한 신도시로 꼽고 있는 곳은 동탄 제2신도시를 비롯해 송파,광교 등 세 곳이다.

이들 신도시에서 공급될 주택은 총 18만5000가구다.

이는 현재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개구의 기존 아파트 25만7077가구(부동산114 조사)의 72%에 달한다.

물량만 놓고 보면 강남지역 집값 안정 차원을 넘어 공급 과잉이 우려될 정도다.

하지만 동탄 제2신도시는 서울에서 40km 이상 떨어져 있어 강남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토지공사가 최근 동탄 제1신도시 시범단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전체의 21%에 불과했다.

2004년 6월 분양 당시 조사한 유입인구 표본조사에서도 서울 거주자는 19%로 거의 비슷했다.

광교신도시 역시 동탄신도시보다는 서울과 가깝지만,상습 교통체증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축에 위치해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거주자는 수도권 신도시의 평균 출·퇴근 비율(30%)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남 대체 효과가 가장 기대되는 송파신도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전체 공급 물량(4만9000가구)의 절반 정도를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데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지어질 예정이어서 고급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송파,대체 효과 지연 예상

이에 따라 강남 대체 신도시 효과는 정부 발표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선 송파신도시에서는 임대주택을 제외한 물량은 2만4500가구 정도다.

그나마 군부대 이전 작업이 지연되면서 전체 물량의 80%가량은 2011년 이후에나 공급될 예정이어서 대체 효과는 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탄 제2신도시는 기존 동탄 제1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전체 물량의 20% 안팎인 2만1000가구 정도만 강남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동탄과 입지 여건이 비슷하지만 서울과 조금 가까운 광교신도시는 전체 물량의 30%가량인 93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들 3개 신도시에서 강남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물량은 정부가 기대하는 18만5000가구의 3분의 1 수준인 5만4500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여기에 신도시의 30~40% 정도가 임대주택으로 지어지는 만큼 실제 공급 효과는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

◆'강남 대체 신도시' 용어부터 잘못

전문가들은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용어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강남이 아닌 곳을 강남 대체 지역이라고 정의하는 발상 자체가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것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강남과 수도권은 시장 자체가 다르다"며 "고착성이 강한 부동산의 특성상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말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용어"라고 강조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더 이상 강남 대체의 미련을 버리고 출·퇴근용 베드타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 신도시에 맞는 자족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