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소재로 한 동요를 들으면 아직도 코끝이 찡해진다.

'뜸북뜸북 뜸북새'하는 '오빠 생각'이 그렇고,'따옥따옥 따옥소리'하는 '따오기'노래가 그렇다.

이렇듯 우리와 함께 생활하다시피 했던 친숙한 새들이건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슴속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아직 멸종되지는 않았다 해도 장수와 풍요를 상징하는 두루미도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흰옷을 입고서 두루미를 흉내내 학춤을 즐겨 추었던 바로 그 새다.

물속에 부리를 넣고 옆으로 휘휘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다 해서 이름붙여진 저어새의 운명도 두루미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고 동남아 지역에서 겨울을 나는 저어새는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강 하구나 해변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로와 비슷한 새였다.

그러나 급속한 국토개발로 강이 막히고 갯벌이 매립되면서 한때 개체수가 500 마리로 줄어 들었는데,지난 10여년 동안 환경단체들의 힘겨운 노력으로 간신히 1500마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제 심포지엄을 열면서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도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희귀새가 되어 버린 저어새의 유일한 고향이 강화도 일대 섬으로 밝혀졌다.

지난 주말 환경부는 150쌍의 저어새가 이 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세계 최대 서식지라고 발표했다.

부리가 밭갈이 하는 쟁기를 닮았다 해서 '가리새'라고도 하는 저어새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로도 불리곤 한다.

서해안 비무장지대와 갯벌을 오가며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서인지 북한에서도 생태연구를 하는 등 이 새에 대한 연구가 남다르다고 한다.

멸종위기에 처한 새의 터전을 마련하는 일은 우리 삶의 보금자리를 가꾸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혹여 우리의 부주의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당장 눈앞의 경제성만을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저어새 두루미 뜸북새와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이 애타게 기다려진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