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1일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동교동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최근 방북한 친노 성향 대선주자들이 청와대를 찾아 방북 설명을 진행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손 전 지사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부터 북한에서 벼농사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손 전 지사는 "이번 경의선,동해선 연결도 결국은 대통령님의 업적"이라며 DJ를 치켜세웠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햇볕정책을 고리로 양측이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과 맥을 같이한다.

정치권에서는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 지사와 범여권의 '정신적 지주'인 김 전 대통령의 회동은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 전 지사는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정책을 계승할 유력 대선주자를 얻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손 전 지사는 21일로 예정됐던 방미 일정을 이날 돌연 취소했다.

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미국 주요 인사와 면담 일정 조율 과정에서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방미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