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원·엔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올 들어 금융회사들이 많이 추천했던 일본펀드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재테크 생활자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우리 돈인 원화와 일본 돈인 엔화와의 교환비율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외국 돈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 테면 '100엔당 770원' 혹은 '₩/100¥=770원'으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이를 자국통화표시 환율 혹은 지급 환율이라 부른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처럼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우리 돈의 가치가 일본 돈에 비해 올라간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환율은 물건값과 마찬가지로 외국 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외국 돈에 대한 수요는 외국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자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반면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거나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자산을 살때에는 외국 돈이 공급된다.

이 때문에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 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자본이동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원·엔 환율과 같은 미국 달러화 이외에 다른 국가의 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나라 통화가 직접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정거래 방식(수학에서 번분수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을 엔·달러 환율로 나눠 정해진다.

이 때문에 최근에 원·엔 환율이 왜 하락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일본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봐야 한다.

우선 미국 측 요인으로는 막대한 무역적자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수출호조와 주가상승 등으로 달러공급이 늘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경기회복에도 불구,금리 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현 아베 정부의 엔화 약세정책으로 엔·달러 환율은 올라가고 있다.

결국 분자의 원·달러 환율은 내리고 분모의 엔·달러 환율은 오름에 따라 원·엔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데다 국내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의 우위현상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또 엔캐리 거래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미국은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7월에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일본의 금리가 인상되면 엔캐리 자금이 청산되면서 원·엔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이 대내외 환율전망기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펀드를 그대로 보유한다 하더라도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누차에 강조해 왔지만 일본펀드는 차이나 펀드,인디아 펀드,브릭스 펀드,포스트 브릭스 펀드처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일본펀드를 비롯한 선진국 펀드들은 이머징 펀드들이 과열우려가 제기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체용 펀드'라는 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국가 간 자금거래에 있어서 금리가 싼 엔화 자금을 빌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상품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