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수송분담률 90%..총연장 5천235㎞로 남한보다 길어
전력난 속 전철화와 노후화, 대부분 단선으로 효율성 저하
정치사상적 독려 속 국제협력에도 관심 가져


경의선과 동해선의 시험운행으로 남북간 철도연결시대에 대한 꿈이 커지면서 북한의 철도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유를 공급하기 어려워 각종 차량 등 도로운송수단이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서 철도는 수송의 거의 전부가 됐다.

북한이 철도를 전력, 금속, 석탄 등과 더불어 '인민경제선행부문'으로 지칭하면서 우선적인 자원배분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서도 북한경제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역할을 알 수 있다.

현재 북한 철도의 수송분담률은 화물수송은 90%, 여객수송은 60%로 추정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을 자동차를 이용한 도로수송이 맡고 있다.

반면 남한에서 철도의 수송분담률이 화물 6.6%, 여객 7.6%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느낄 수 있다.

북한의 철도는 2005년 기준 5천235㎞로 남한의 3천392㎞보다도 길다.

철도가 북한의 주요 수송수단으로 자리잡은 것은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지형적 조건에서 대량수송과 규칙적인 수송이 가능했기 때문.

동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산업지대에 집중적으로 부설된 북한의 철도망은 크게 서해안축, 동해안축, 동서횡단축으로 나누어진다.

서해안축으로는 개성-사리원-평양-신의주를 연결하는 총연장 411.3㎞의 경의선이 대표적이며 동해안축은 평양의 간리-나진을 연결하는 781.1㎞의 평나선이 기본이다.

동서횡단축으로는 평나선의 일부인 평양과 고원을 연결하는 평원선과 평산-세포청년역을 운행하는 청년이천선이 있다.

북한 철도의 특징은 원유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의 80%에 육박하는 노선이 전철화됐다는 점으로 에너지 공급과 지형적 특성에서 철도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또 노선의 98%가 단선으로 구축돼 운행속도가 매우 느린 것도 북한의 철도가 가지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북한에서 철도의 선로는 레일간 폭이 1천435㎜인 표준궤와 1천67㎜인 협궤를 사용하고 있다.

기관차는 증기.디젤.전기기관차를 사용하고 있는데 증기기관차는 일부 지선과 주요역의 입환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로 이용되는 기관차는 디젤과 전기기관차다.

전기기관차는 직류 3천V 전압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붉은기형, 3대혁명 전위형 등 5종류가 사용되고 있고 화차는 25t, 30t, 60t, 100t, 125t급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 물류체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철도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으로 인해 개보수가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2004년 4월 발생한 평안북도 룡천역 열차폭발사고나 2006년 함경남도 고원역에서 발생한 열차충돌사고 등도 북한 철도의 노후화가 원인이 된 사건중 하나.

두만강-원산-평강을 연결하는 700㎞ 구간에 대한 북한과 러시아의 공동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구간에서만 터널 130개, 교량 742개소에서 시급한 개보수공사가 필요하고 비용으로 22억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철도가 수송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경제난으로 낙후성을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은 철도 관련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정치사상적 독려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려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철도운수부문에서는 수송조직과 지휘를 짜고들고 강한 규율과 질서를 세워 늘어나는 수송수요를 원만히 보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은 2004년부터 국제철도망 연결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함으로써 내부적 어려움을 외부적 수혈을 통해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2004년 4월 러시아에서 열린 제1차 남북러 철도전문가회담에 참가했고 같은 해 6월에는 'ASEM 철의 실크로드 심포지엄'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에 관심을 보이면서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내부 철도망을 개보수하려는 의도를 표출하고 남북간 연결철도 중에서도 TSR과 연결이 용이한 동해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철도는 수송수단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노후화로 인해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남북철도연결을 통해 북한 철도의 현대화가 국제적 컨소시엄 형태로 이뤄지고 이를 통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망을 구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