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여덟번째 대회 만에 우승 물꼬를 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리언 시스터스'가 내친 김에 2주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시즌 첫 우승을 일궈낸 김미현(30.KTF) 등 한국 선수 37명은 10일(한국시간) 오후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 리버코스(파71.6천306야드)에서 개막될 미켈롭 울트라오픈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이 강세가 두드러지는 '여름철 동부 시리즈' 대회의 시발점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동부지역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에 우승이 잦았던 한국 선수들은 연승 분위기를 만들어낼 공산이 크다.

지난 해에도 5월∼6월 사이 동부에서 4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을 벌였다.

미켈롭 울트라오픈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도 깊다.

가장 가슴이 설레는 선수는 '예비 명예의 전당 회원' 박세리(30.CJ)다.

박세리는 지난 2004년 이 대회를 제패하면서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를 채웠다.

올해 가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박세리는 동갑 김미현의 시즌 첫 우승에 이 대회 정상 탈환으로 화답하고 명예의 전당 '등록'을 자축하겠다는 다짐이다.

박세리는 지난해에도 김미현이 먼저 우승을 차지하자 "나도 해내겠다"는 약속을 했고 한 달 뒤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동반 부활을 합창했다.

2003년 초대 챔피언을 거머쥐었던 박지은(28.나이키골프)도 이곳에서 부활의 노래를 부르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7위에 올랐던 김미현도 상승세를 탄다면 2주 연속 우승도 노려볼 만 하다.

장정(27.기업은행), 이지영(22.하이마트), 이선화(21.CJ), 이미나(26.KTF) 등 여름철에 펄펄 날았던 선수들도 우승을 노린다.

또 교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겨준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이 벌어진 블랙스버그는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범인이 한국계였다는 보도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공연히 위축되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희생자 추모와 함께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한국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작년 이 대회 우승자 카리 웹(호주) 등도 출전해 한국 선수들의 2주 연속 우승 저지에 나선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