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무릎 부상으로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1호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빠른 속도로 마음에 안정을 찾고 있다.

콜로라도주 베일 밸리 메디컬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박지성을 돌보다 8일 귀국한 부친 박성종씨는 공항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처음에 구단에서 엑스레이만 찍은 뒤 뛰지 말라고 했을 때는 지성이가 낙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쾌활해졌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최근 부상부터 수술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면 맨유가 세계 최고 명문구단답게 선수 관리를 세심하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친 박성종씨는 인터뷰 내내 "구단의 정성스런 배려에 감사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박성종 씨에 따르면 박지성의 부상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한다.

박성종 씨는 "보통 선수 같으면 이 정도 부상은 그대로 안고 경기에 뛰기도 한다는 말을 수술 집도의 리처드 스테드먼 박사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을 안고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 더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고 부상이 심각해 졌을 때 병원을 찾으면 회복 기간이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맨유는 박지성이 두 골을 몰아 넣었던 지난달 1일 블랙번전에서 오른 무릎 타박상을 입은 뒤 엑스레이를 찍었으며 '무조건 훈련에 나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통증이 별로 없었던 박지성으로선 애가 탈 노릇이었지만 구단은 일단 정확한 부상 부위와 진단 결과, 수술 여부 등을 알아보고 있었다.

맨유는 주전들이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 시즌 막판 선두를 지키면서 2위 첼시의 추격을 받는 급박한 상황이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FA컵 결승전도 남아있어 선수 한 명이 아쉬웠던 때였다.

박지성이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맨유는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 과감히 수술을 결정했고 수소문 끝에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무릎 수술 전문가 스테드먼 박사에게 박지성을 보냈다.

혼자 보낸 것도 아니었다.

구단 수석 피지컬트레이너인 롭 스와이어가 동행했다.

박지성을 돌보는 동시에 진단 및 수술 결과를 직접 건네받아 향후 구단 의료진이 참조하기 위해서였다.

더구나 스와이어는 의사가 아님에도 수술실에 함께 들어가 수술 과정을 모두 비디오로 촬영하기도 했다.

수술을 진행한 스테드먼 박사는 20여년 전 무릎연골재생술을 개발해낸 이 분야의 권위자. 마이클 오언(뉴캐슬)이나 뤼트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 등 특급 스타들도 스테드먼 박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스테드먼 박사는 맨유 측의 부탁이 있었는지 바쁜 시간에도 수술 직후 박지성을 3차례나 더 진료해 줄 정도로 정성을 보였다.

병원에서 박지성의 물리치료는 오언이 수술할 당시 담당이었던 루크 오브라이언 수석 물리치료사가 맡았다.

그는 지난 1일 오언이 레딩전에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할 당시 영국까지 건너가 상태를 점검하고 돌아올 정도로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

박성종 씨는 "이번 수술 과정을 보면서 맨유가 정말 대단한 구단이라는 걸 느꼈다.

구단의 조치가 너무 세밀해서 부모가 전혀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였다.

아버지로서 구단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이 한국에 한번 안들어오냐는 질문에는 "시즌이 끝나면 휴가를 받아 한번쯤 오지 않겠냐"며 "지성이 어머니와 내일 다시 영국으로 출국해서 아들에게 사골 국물이라도 끓여주겠다"며 진한 부정을 과시했다.

당분간 박지성의 멋진 플레이를 볼수는 없어 아쉽지만 팬들은 맨유의 뛰어난 선수관리에 박수를 보내며 박지성 선수가 쾌유해서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 한경닷컴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