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박수근ㆍ일월오봉도ㆍ김환기

K옥션은 천경자ㆍ박수근 등


지난 3월 하루 경매의 낙찰총액이 100억원을 넘는 시대를 연 미술품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이 5월 경매에도 국내는 물론 국외의 작품까지 불러들여 매출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옥션은 22일 열리는 106회 경매에는 35억-45억원에 출품돼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에 도전하는 박수근의 '빨래터' 외에도 눈여겨볼 작품들을 대규모로 모았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출품작 리스트를 갖췄다고 소개하고 있다.

7일 서울옥션이 공개한 출품작 리스트에 따르면 조선시대 국왕의 상징으로 어좌 뒤에 세워놓던 '일월오봉도'가 국내 경매시장에 처음으로 나온다.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는 가운데 봉우리 다섯 개와 폭포, 힘차게 뻗은 소나무 두 그루가 배치된 일월오봉도 병풍은 창덕궁이나 삼성미술관 리움 등에 약 10여개가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출품되는 일월오봉도는 1950년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작품으로 높이 174.5㎝짜리 6폭 병풍으로 19세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가는 8억-12억원 정도.
김환기가 1957년에 그린 '꽃과 항아리'(80호)도 역시 박수근의 '빨래터'처럼 미국에 있는 소장자가 50년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작품으로 추정가가 20억-30억원이 붙었다.

이 그림은 김환기와 부인 김향안 여사가 특히 아끼던 작품으로 김환기가 그림 앞에서 찍은 자료사진이 남아있다.

중국 현대미술작가 장샤오강의 유화도 국내 경매시장에서 첫선을 보인다.

1990년대 '혈연' 시리즈 한 점의 추정가는 1억8천만-2억원이며, 웨민쥔의 '99개의 우상' 시리즈, 쩡판즈의 '마스크'시리즈, 저우춘야의 '녹색개' 시리즈 등이 7천만-1억4천만원대에 나온다.

서울옥션이 7일 인사아트센터에서 실시한 열린 경매에서도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J.P.'라고 서명한 유화 '초옥'이 추정가 500만-600만원에 나오는 등 특색있는 작품들이 눈에 띄고 있다.

15일 열리는 K옥션의 5월 경매는 장소가 좁은 사간동 경매장을 벗어나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되며 역시 낙찰총액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로화가 천경자의 아프리카 초원 그림인 '초원Ⅱ'가 11억-15억원에 나와 천경자 작품 경매 최고가에 도전하고 박수근의 '여인과 소녀들'은 11억-16억원, '나무가 있는 마을'은 7억5천만-8억5천만원에 경매되고 김환기의 '산'(5억-6억5천만원), 'Forever'(2억9천만-3억6천만원)도 높은 가격에 출품된다.

가나아트센터의 이호재 회장은 최근 미술품 경매시장의 활황세에 대해 "가격 기록이 잇따라 경신되면서 소장가들이나 컬렉터 모두 작품 판매와 구입을 조심스러워하던 현상이 사라졌다"며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며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중저가 작품을 판매하는 열린경매도 2-3년전만 해도 회당 매출액 목표가 1억원이었으나 7일 경매의 경우 목표가 15억원"이라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서울옥션의 올해 매출규모가 500억원은 가뿐하게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품 시장의 활기에 맞춰 배병우, 사석원, 이응노 등 유명 미술가 20여명의 라벨을 붙인 포도주를 내놓고, 장흥아트파크 내에서 정기적으로 포도주 경매 등도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