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집권 우파 정당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의 승리가 발표되자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곳곳에서 반 사르코지 집회가 열렸으며 폭력 시위대로 변질된 일부는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패자인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 지지자들은 한숨 속에 집회를 가졌지만 승자측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 사르코지 반대 시위대 경찰과 충돌 =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 모여있던 루아얄 지지자들 중 일부는 폭력 시위대로 변해 경찰에게 물병과 돌 등을 던졌고 경찰은 이에 진압봉과 물대포, 최루탄으로 맞섰다.

시위대는 사르코지를 '히틀러'나 '무솔리니'라고 불렀으며 사르코지의 인형을 불태우거나 바지를 내리고 경찰쪽으로 엉덩이를 보이는 모욕적 행동을 하는 시위대도 있었다.

프랑스 혁명의 시발점인 바스티유 광장에는 5천명 정도의 루아얄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고 선거 결과 발표 뒤에도 대부분 조용히 집회를 계속했지만 300여명이 과격 행위에 가담했다.

경찰은 파리 남부 에소네 지역에서 벌어진 사르코지 당선 항의 시위에서는 화염병이 사용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리옹과 마르세유, 그르노블, 렌, 낭트에서도 사르코지 후보의 당선에 반감을 가진 소규모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으며 리옹에서는 시위대 3명이 구금됐다.

한편 파리 생제르맹 거리의 루아얄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 모여있던 루아얄 지지자들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한다는 루아얄 후보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침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 파리 교외의 반 사르코지 기류 여전 = 사르코지 후보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 특히 파리 교외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은 사르코지 후보의 당선 발표 뒤에도 여전했다.

교외 지역에서 눈에 띄는 폭력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2005년 파리 폭동의 진원지였던 클리시-수-부아나 라 쿠르뇌브 주민들은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도 불안해하거나 심지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라 쿠르뇌브의 한 카페에서 TV로 선거방송을 지켜보던 세네갈 출신의 한 23세 여성은 "역겹다"며 불법체류자 신분인 의붓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짐을 싸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20년 전 알제리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왔다는 50세 남성 역시 "억압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며 다음달 총선에서도 사르코지의 UMP당이 이긴다면 "앞으로 지독한 5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이민자 출신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보여왔으며 그런 사르코지의 언행은 2005년 폭동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사르코지 당선자는 이민자 출신의 인구 비중이 높은 파리 교외 지역에서 한번도 유세를 갖지 않았다.

◇ 사르코지 지지자들, 승리 자축 = 사르코지 후보 선거운동사무소 인근 콩코드 광장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사르코지 후보의 이름인 '니콜라'를 연호하며 기뻐했다.

3만명에 이르는 지지자들은 프랑스 국기와 UMP당 상징색인 파란색 풍선을 흔들었고 집회 장소 인근을 지나던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화답했다.

잠정 결과가 발표된 오후 8시(현지시간) 이전까지 숨죽이던 사르코지 지지자들은 승리 소식을 접한 뒤 프랑스 국가를 부르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사르코지 선거사무소측에서 준비한 맥주와 다과를 즐기기도 했다.

인근 가보 극장 발코니에서 환호하던 사르코지 지지자들은 발코니가 흔들릴 정도로 펄쩍펄쩍 뛰다가 제지를 받기도 했다.

(파리 AP.AFP=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