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키 총리 "연내에 이라크 전역 치안관할권 인수"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18일 불특정 다수의 인명피해를 노린 차량폭탄 공격이 잇따라 160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극이 이어졌다.

AFP 통신은 이날 쿠르드족과 시아파가 많이 거주하는 바그다드 중심부 알-사드리야의 시장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115명이 죽고 137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와 부녀자가 많이 들어 있다고 전했다.

원격조종으로 터진 것으로 보이는 폭탄은 인파가 붐비는 시장의 교차로에 주차된 버스에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치안 안정을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은 인명피해를 많이 내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바그다드 북동부의 시아파 밀집 거주지역인 사드르 시티 입구에 있는 경찰 검문소로 폭탄을 실은 차량 1대가 돌진해 30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했다.

상점들이 밀집한 바그다드 중심부의 카라다 거리에서도 폭탄적재 차량이 폭발해 10명이 죽고 12명이 다쳤다.

이 폭발로 알둘-마지드 병원 등 주변 건물이 파손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바그다드 북서쪽의 리사피 지역에서 미니버스에 실린 폭탄이 터져 경찰관 4명이 죽고 주민 6명이 부상했으며, 중부의 알-주무리야에서 주차차량에 숨겨진 폭탄이 폭발해 3명이 사망했다.

이날 다발적으로 이뤄진 저항세력의 폭탄공격은 미군과 이라크 군이 지난 2월 바그다드 지역에 수 천명의 병력을 더 배치하고 강도높은 치안안정화 작전에 돌입한 이후로는 가장 격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미군은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의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팔루자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중 저항세력과 교전을 벌여 5명을 사살하고 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영국 군은 이날 이란과 접경한 이라크 남부 마이산 주의 치안관할권을 이라크 당국에 이양했다.

이로써 전체 18개 주 가운데 이라크 정부가 치안관할권을 행사하게 된 곳은 4개 주로 늘었다.

현지에서 열린 이양식에서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축사를 대독한 무와파크 알-루바이 국가안보보좌관은 "내달 중 3개 쿠르드 자치주의 치안관할권을 인수하는 등 올해 안에 이라크 전역의 치안책임을 이라크 정부가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남부 지역을 담당하는 영국 군은 마이산 주의 치안관할권을 넘김에 따라 계획했던 주둔 병력 감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지난 2월 이라크 주둔 자국군 병력을 현재의 7천200명 수준에서 연내에 5천 명 규모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