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훌쩍 넘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단기 고점이 어딘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인 매수와 해외증시 강세를 배경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1,500대 중반에 도달하면 한 차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7거래일째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1,519.31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이 다소 줄어 전일대비 14.26포인트(0.95%) 오른 1,513.42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3일부터 매수 우위를 보이며 1조4천167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저항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1,500선을 가볍게 넘어선 건 그 동안 소외 받았던 대형 정보기술(IT)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4분기 실적 우려를 딛고 3.63% 상승했으며 전날 시장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공개한 LG필립스LCD는 8.18% 급등했고, 하이닉스(2.40%)와 LG전자(2.50%)도 나란히 2%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권사들은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조만간 1,500대 중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과 신영증권, 한화증권, SK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가 제시한 2.4분기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1,520~1,580선이며 이들의 평균치는 1,547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해외증시 강세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달에 1,500대 중반까지 상승한 이후 5월과 6월에는 기업실적 및 중국 긴축 우려가 재발하면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차례 조정을 받은 뒤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하반기에는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6개 증권사가 제시한 분기별 코스피지수 최고치를 보면 3.4분기에 1,570~1,600(평균치 1,595), 4.4분기에 1,670~1,700(평균치 1,685)로 연말로 갈수록 기대치가 높아진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했지만 정점과는 거리가 있다"며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이 크며 IT 기업의 주가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주가 조정이 있더라도 지난 1년4개월 동안의 박스권 상단인 1,450~1,470선 이상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단기급등으로 과열 국면에 진입한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지수 부담이 커졌다"며 "추가 상승 시도 있겠지만 상승 탄력은 이전보다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기술적 과열권에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주가 오르면 조금 비우고 떨어지면 채우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