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00선 돌파의 주역이었던 조선주와 기계주들이 가격 부담으로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이번엔 IT와 건설, 유화주 등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11일 오후 2시3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97% 오른 1513.73을 기록하고 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STX엔진 등의 주가가 크게 밀려나면서 기계업종 지수가 3% 넘게 하락, 주요 업종들 중 가장 큰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주들도 이틀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한화, 효성, LS전선, 코오롱, 풍산과 같은 준지주회사 등 한동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종목 역시 일제히 쉬어가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LG필립스LCD가 9% 가까이 치솟은 것를 비롯해 주요 IT주들이 간만에 큰 폭으로 동반 상승하면서 이날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각각 3.6%와 2.6% 오르고 있고, LG전자도 3% 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림산업대우건설, 경남기업 등이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건설주들이 일제히 뛰어 오르며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다.

IT주와 건설주의 강세는 각각 부품주와 건자재주들로 확산, 지수 상승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긍정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SK와 LG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및 정유주들도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그 동안 실적이 선방영되면서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소위 굴뚝주들이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실적 발표를 통해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이들 종목들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상대적으로 소외받았고 긍정적인 모멘텀이 생겨나기 시작한 IT주 등으로 매기가 이전되고 있다"면서 "아직 주도주로 자리잡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과한 부분은 덜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익은 좋은데 밸류에이션이 싼 건설이나 은행주도 치우친 시장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 연구원은 "주도주가 순환한다는 것은 시장의 분위기와 체력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수가 1차로는 1520~1530포인트대에서 저항을 맞을 수 있지만 상승 추세가 강화될 경우 158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