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저금리 엔화 자금을 빌려다 고금리 자산에 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늘어나면서 엔화 가치가 달러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고 일본 저금리 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중 엔화가 한달반 만에 달러당 120엔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오후 3시 현재 전 주말보다 달러당 0.54엔가량 떨어진 119.34엔 선에 거래돼 2월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엔·달러 환율 상승).

엔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전 주말 대비 유로당 0.10엔가량 떨어진 159.50엔을 맴돌아 5일 연속 하락했다.

엔화는 지난 주말 뉴욕시장에서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인 유로당 159.68엔까지 하락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 통계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엔화 매도,달러 매입' 분위기가 확산됐다.

일본은행이 10일 금융 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금리를 현행대로 연 0.5%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이와 관련,"세계 주가 동반 상승에 힘입어 투자 리스크에서 벗어난 헤지펀드들 사이에 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중 엔화가 달러당 120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서 오는 13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G7(선진 7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도 중국 위안화 개혁과 함께 엔화 약세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