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150억원에 순이익 7억7000만원.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는 경희대의 학교기업 '경희대 한방재료가공'의 지난해 성적표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위치한 한방재료가공학과에서 운영하는 이 기업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윤 창출보다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주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일반기업이 수익성 때문에 사용하기 힘든 양질의 재료를 사용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현대홈쇼핑 등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학교기업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수익 중 1억원을 관련학과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의 주도로 도입된 학교기업의 대부분이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기업이란 교내 특정 학과의 교육과정과 연계해 물품의 제조,판매,가공 등을 직접 수행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학교 소속의 부서로 교육기관과 기업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일 2006~2007년 정부재정 지원을 받은 50개 학교기업의 운영상황을 점검,경희대 한방재료가공 등 11개를 '우수 학교기업 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조사한 50개 학교기업의 연매출액은 평균 3억5000만원(4년제 대학의 학교기업은 평균 7억1000만원)이었으며 학교기업에서 현장실습을 벌인 학생들의 숫자는 4573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당수의 학교들이 '현장 밀착식 교육'과 '학교 재정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반기 중 전국을 대상으로 학교기업 운영현황을 전수조사한 후 입지제한, 업종제한 등 관련된 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