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내 여자의 남자친구'서 주연 열연

신인배우 고다미(22)에게는 '매니저 출신 배우'라는 이색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2004년 수원여자대학교 연기영상학과를 졸업한 고다미는 대학 졸업 후 대학로에서 무대디자인, 연극기획 등의 일을 하다가 갑자기 매니저 일이 하고 싶어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무작정 찾아갔다.

그러나 고다미를 본 회사 관계자가 "매니저보다는 연기가 어울릴 것 같다"고 권해 매니저 일을 도우면서 연기수업도 병행했다.

그의 데뷔작이자 첫 주연 영화인 '내 여자의 남자친구'(감독 박성범)는 지난해 4~5월 촬영됐다.

이후 '내 사랑 유리에'(감독 고은기)라는 영화를 또 한 편 찍었으나 고다미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드라마 '로맨스 헌터'에 출연하면서부터.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한 이 드라마에서 고다미는 특유의 과감하고 도발적인 베드신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20대 시청자들 사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 여자의 남자친구' 개봉을 앞둔 지난 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다미는 "아직까지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생소하고 신기하다"고 말할 만큼 갓 데뷔한 신인티를 벗지 못한 배우였지만 의욕만큼은 여느 배우 못지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환타' 광고를 찍은 것이 연예계 데뷔라고 할 수 있고요, 역시 고 3때 놀러갔던 대학로에서 체호프의 연극 '바냐 아저씨'를 보고 연극에 푹 빠지게 됐죠. 그 후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로에서 무대디자인과 연극기획 등을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방송쪽 일은 어떨까'하고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연기보다는 여자 매니저가 멋있어보여서 무작정 매니지먼트 회사를 찾아가 매니저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죠. 그랬더니 지금의 제 매니저가 운전은 할 줄 아냐고 묻더군요.

면허증은 있는데 장롱면허라고 했더니 아무 말 없이 한참 동안 쳐다보더군요.

(웃음)"

고다미는 연극경험도 있고 하니 연기자가 되라는 회사 관계자의 충고를 들었지만 사무실로 출근해 매니저 일을 도우면서 연기연습을 병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 7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내 여자의 남자친구' 여자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내 여자의 남자친구'가 이른바 '작업남녀'의 뒤얽힌 관계를 다룬 영화이니 만큼 섹스신과 과감한 노출이 많이 나와요.

물론 어렵긴 했지만 편안하게 생각하고 했어요.

(리얼한 연기를 하기 위해) 에로비디오를 많이 봤어요.

그 때문에 엄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7일 오후 시사회장에서 공개된 '그 여자의 남자친구'의 베드신은 고다미의 담담한 표현과는 달리 상당히 노골적이고 파격적이다.

성(性)에 대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진작가 지연 역을 맡은 고다미는 전라(全裸)의 파격적인 섹스신을 실감나게 표현해 연기가 아니라 실제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난 연하의 남자와 펼치는 화끈한 '원나잇 스탠드'를 통해서다.

"대학교 때까지는 나이트클럽 많이 갔지만 끊은지 오래됐어요.

'원나잇 스탠드'는 남자만의 특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쁘다고도 생각안해요.

하지만 물론 영화에서의 베드신이야 저한테 맡겨진 배역이 그런 것일 뿐이지 제가 원해서 하는 것은 아니죠, 뭐"

'원나잇 스탠드'에 대해 적극 옹호를 하길래 "해봤냐"고 물어봤더니 "해본 적은 없다"고 즉각 응수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저는 사실 남자를 처음 보면 (수줍어서) 눈도 똑바로 못쳐다보는 성격이기 때문에 과연 내가 첫눈에 남자를 보고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못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한 번도 첫눈에 반해본 경험이 없거든요.

또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서 남자를 접해본 경험도 별로 없고 집안 분위기도 굉장히 엄하거든요"
왠지 앞뒤가 안맞는 것 같았지만 더이상 캐묻기는 어려워 화제를 돌렸다.

'내 여자의 남자친구'도 그렇고 '로맨스 헌터'도 그렇고 계속 섹시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배역만 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내사랑 유리에'도 그래요"라고 한술 더 뜬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사랑을 산 남자와 소녀의 사랑 이야기인데 이 영화에서도 노출신과 베드신이 나오거든요.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지는 거요? 글쎄요, 아직 신인이라… 일단은 제가 맡은 배역을 열심히 하고 기회가 된다면 청순가련형이나 천방지축형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원래 제 성격이 좀 말많고 탈많은 스타일이거든요"
고다미와 최원영, 이정우, 김푸른 등 신인급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내 여자의 남자친구'는 비교적 소규모인 22개 극장에서 22일 개봉할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