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光哲 <駐아제르바이잔 대사>

작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을 최초로 방문한 이후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간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남부 코카서스 국가란 통상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및 아르메니아를 일컫는다.

그 중에서도 이 지역의 경제를 호령하는 나라는 아제르바이잔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면적과 인구 면에서 가장 큰 나라인 데다 원유와 가스 및 광물자원을 풍부히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아제르바이잔과의 경협은 크게 보아 두 방향이다.

하나는 우리가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아제르바이잔에서 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도움으로 아제르바이잔의 비원유 분야 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형태의 협력이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우리 정부는 석유 분야와 비석유 분야를 '주고 받기'식(式)으로 하여 패키지형 경제협력 관계 수립을 모색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는 현재 여러 분야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선 에너지,자원 및 산업 분야에서는 남부 카스피해 이남광구 지분 매입을 위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금 몰리브덴 동 등 아제르바이잔 내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광물자원 개발에 참여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 중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최악의 교통 체증을 보이고 있는 바쿠 시내 교통 통제를 위해 서울에서 쓰이고 있는 것과 같은 교통통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바쿠 시내 순환도로 건설,카스피해 해상 교량 및 고속도로 건설 등에서 우리 기업이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머지않은 시일 내에 방한할 것으로 예상돼 대통령 방한시 굵직한 협력 사업들에 서명이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과 코카서스 지역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잠재력이 높은 반면 아직 아제르바이잔 내 법규,제도 및 관행이 성숙하지 않고 미흡한 점은 진출에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도입했으나 경험이 일천(日淺)해 아직 이해가 부족한 점이 많고 정부와 공기업 등에 포진해 있는 낡은 세대들 중에는 여전히 옛 소련식 사고 방식을 탈피하지 못한 경우도 많아 이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가면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개도국에 대한 경협 진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관습 및 사고 방식의 차이에서 연유하는 어려움이 부지기수이며 그 나라의 독특한 실정이나 상 관행,의사결정 과정과 방식 등을 올바로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양국에 모두 이로운 폭넓고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이룩하는 날이 속히 올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