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시장에서 작년에 무려 1100억원어치(추정)가 팔려 최대 블록버스터에 오른 피떡 녹이는 약 '플라빅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프랑스의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의 항혈전제 오리지널 신약 플라빅스의 연장 특허(에버그리닝 특허)에 대한 특허심판원의 무효판결에 따라 국내 17개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다 종근당은 최근 오리지널 신약과 염을 달리하는 개량신약까지 세계 최초로 내놨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삼각구도로 넓혀진 것.플라빅스를 둘러싼 시장잡기 영업 경쟁은 더욱이 연장특허 소송 2심의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향후 복잡한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제네릭 업체 영업 전쟁

플라빅스 제네릭을 출시한 곳은 동아제약과 대웅제약 등 총 17개사에 이른다.

현재까지는 동아제약이 승기를 잡았다.

작년 11월 '플라비톨'을 출시한 동아제약은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서울지역 주요 종합병원을 석권했다.

동아제약이 이처럼 시장을 선점하자 종합병원 영업망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중소제약업체들은 총판업체(품목도매)와 제휴를 통해 시장 개척에 나서는 한편 진양제약 등은 의원급 병원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노피,오리지널 방어 역공세

사노피 측은 플라빅스 특허에 관한 최종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점을 들어 "사노피가 특허소송에서 승리하면 제네릭을 생산한 제약업체뿐 아니라 그 약을 처방한 병원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병원 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종합병원 약제부장은 "사노피 측에서 정식으로 이 같은 점을 통보해오진 않았지만 상당수 병원에서 영업사원들이 이 같은 사실을 흘리며 제품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개량신약,특허공방 '어부지리' 기대

종근당은 개량신약 '프리그렐'을 개발,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과 제네릭 연합 간의 '양자 대결'로 전개되던 플라빅스 전쟁은 '삼각대결'로 확산됐다.

개량신약 개발업체는 특허법원의 2심 결과가 1심과 달리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1심을 맡은 특허심판원은 사노피 아벤티스가 플라빅스 분자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형태만 바꿔 출원한 물질특허와 황산염 특허를 모두 무효로 심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이 황산염 특허를 인정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과 물질뿐 아니라 염까지 완전히 동일한 제네릭은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고,그 틈새를 개량신약으로 파고들 수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