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전기전자 업종의 부진 속에서 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전기전자 업종은 1.9% 남짓 상승한데 반해 코스피지수는 6%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로 대변되던 국내 증시의 상승논리와 비교된다.

변화의 근저에는 금융주가 있다.

은행과 증권을 중심으로 금융업종은 연초 이후 5.8% 올랐고 급기야 지난 주에는 금융주와 전기전자 업종 시가총액이 역전되고 말았다.

추세의 관점에서 금융업종의 상승 탄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물론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을 나타내는 시그널은 아직 분명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업종 바닥국면이 금년 2분기께가 될 것이라는 인식에는 큰 이견이 없어보인다.

흐름 변화의 또 한 축은 간접투자 시장에서 목격된다.

국내주식에만 국한되던 펀드투자가 얼마 전부터 해외시장으로 확대되기 시작했고 정부의 비과세 입장과 맞물리면서 자본시장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한 주간 주식시장도 시장의 큰 흐름 속에서 관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변수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와 경기선행지수 같은 경제지표와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 이벤트다.

현재 미국 시장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여부인데 지난 주 버냉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금융위원회 언급은 맥락을 긍정적인 쪽으로 가져간 분위기다.

경기지표 결과가 예상치와 크게 괴리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에 변동성을 야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당분간 투자자들이 주의할 것은 막연한 낙관과 기대감인 것 같다.

지수가 1440포인트를 가뿐하게 넘어섰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역사적 고점 돌파를 매우 낙관적으로 내다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역사적 고점 영역에서 종합지수가 얼마나 저항선을 극복해 낼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일시적 수급 위축이 초래할 시장 변동성도 당연히 염두해 둬야한다.

외국인 매수세도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있다.

따라서 큰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은 유지하되 아직까지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이나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