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크 알-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2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베이루트 북동쪽 마을인 비크파야 인근을 달리던 통근용 미니버스 2대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고 국영 NNA 통신이 보도했다.

NNA 통신 등 레바논 언론은 이번 폭탄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2명이라고 보도했다가 사망자 수를 수정했다.

기독교인 거주지인 비크파야는 베이루트에서 약 15㎞ 떨어진 산간마을로, 마론파 기독교계인 아민 제마옐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아민 전 대통령의 아들인 피에르 전 산업장관은 지난해 11월 베이루트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하산 알-사바 레바논 내무장관은 미니버스에 장착돼 있던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은 각각 2∼3㎏ 규모인 폭탄이 터졌다며 사망자는 이집트인 1명과 레바논인 2명이라고 전했다.

이번 폭탄테러는 하리리 전 총리 암살 2주년을 앞두고 친ㆍ반 정부 세력 간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발생해 주목되고 있다.

하리리를 승계한 푸아드 시니오라 현 총리 지지 세력은 하리리 암살 2주년인 14일 현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는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베이루트 시내 중심부에서 대규모 추모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를 주축으로 한 야권 세력은 시니오라 총리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각료 지분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연립내각에서 탈퇴한 뒤 작년 12월 1일부터 시니오라 총리 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