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과 증시에 낀 거품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증시(선전증시 기준)의 경우 지난 일주일 사이 10% 넘게 급락했다.

이번 글로벌 거품을 유발시키는 주자금원은 캐리자금과 펀드자금이다.

캐리자금이란 낮은 금리의 국가에서 돈을 빌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국가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헤지펀드 사모펀드를 비롯한 대부분 펀드들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개인들의 자금을 모아 투자한다.

자금의 성격상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캐리자금의 경우 최대 1조달러에 달한다. 약 90% 이상이 달러캐리 자금과 엔캐리 자금이다.

펀드자금 규모는 그 이상이다.

전문 자문업체인 헤네시그룹에 따르면 헤지펀드만 투자원금이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두 자금 모두 높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이 여건을 충족시키는 투자처가 생기면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가는 쏠림현상이 발생한다.

캐리자금과 헤지펀드만 하더라도 우리 돈으로 2000조원이 넘는 자금이 특정 국가에 몰리면 거품은 발생하게 마련이다.

주가수익비율(PER)로 각국 증시의 고평가 여부를 보면 인도와 중국이 20배,미국은 17배,대만과 싱가포르는 13배,우리는 10배 내외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아일랜드 스페인 남아공 영국 한국 등의 순으로 높게 나온다.

문제는 투자 여건이 바뀔 때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처럼 차입국의 금리와 통화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투자대상국에 거품이 생겨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 캐리자금과 펀드자금들은 급격히 청산되거나 회수된다.

최악의 경우 투자자금 회수와 투자대상국의 자산가격 하락 간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펀드들은 마진콜(margin call)을 당할 수 있다.

마진콜이란 각종 펀드들이 수익률 급락으로 증거금에 일정 수준 이상 부족분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보전하라는 일종의 최후 통첩을 말한다.

대부분 펀드들은 고객으로부터의 신뢰를 생명처럼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은 △투자 이익의 극대화 △비용의 최소화 △위험의 민감화라는 3대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자신의 펀드를 운용한다.

만약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시장으로부터 퇴출당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떨어져 마진콜을 당하면 증거금을 보전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펀드들이 부족한 증거금을 메우기 위해 기존에 투자했던 자산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지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국제신용경색(credit crunch) 현상이 발생하고 안전자산과 안전국가에 대한 선호경향(flight to quality)이 뚜렷해지면서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회수한다.

선진국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신흥시장에는 엄청난 파장이 오는 이른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용어가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앞으로 글로벌 거품이 붕괴된다면 지난 5년 동안 캐리자금과 펀드자금이 대거 유입돼 거품이 발생하고 최근 들어 이를 규제하기 시작한 중국 인도 동유럽 일부 국가 등의 순으로 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장기추세선에 복귀한다면 이들 자산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반면 캐리자금과 펀드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높은 일본 미국 유럽선진국 등은 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는 어떤가.

최근 몇 년 동안 원캐리 자금과 원화 펀드자금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 그 어느 국가 못지않게 많이 투자됐다.

투자안전도 면에서도 이제 우리는 준선진국으로 대우받고 있다.

대외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와 자산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거품이 붕괴되면 심리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겠지만 종전과 달리 이번에는 '지는 시장'보다 '뜨는 시장'에 속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