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천자칼럼] 기지개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개그맨 김제동씨가 무명시절 경험을 털어놓는 걸 봤다. 지방 콘서트였는데 약속한 가수가 오지 않자 객석에서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온갖 짓(?)을 다해도 진정되지 않던 관객들이 2시간이나 늦게 나타난 가수에게 야유를 퍼붓긴커녕 순식간에 쥐죽은 듯 고요해지더라는 얘기였다.

    서러워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우는데 비까지 쏟아지더라고 했다. 그런 그가 쓴 '앞니에 김을 붙이세요'라는 글을 읽었다. '가족들이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지쳐 있거나 꽉 막힌 삶의 피로에 찌들어갈 때,바로 그 순간에 김을 조금 떼어 앞니에 붙여보세요. 그리고 가족들을 향해 활짝 웃어보세요.'

    글은 이렇게 이어졌다. '가족들이 잠시는 놀랄 겁니다. 하지만 장담컨대 곧 웃음이 터져나올 겁니다. 부끄럽다고요. 부끄럽기로는 웃기지도 않는 직장상사나 고객 농담에 한껏 웃어 보이는 쪽이 훨씬 더합니다. 가족들을 위해 그 힘든 웃음도 억지로 지어보인 당신이었는데 가족들을 위해 앞니에 김을 붙이는 게 뭐 그리 어렵습니까.'

    김씨는 그러면서 '월요일엔 원래 웃고 화요일엔 화를 내려다 어이없어 웃고…일요일엔 일부러라도 꼭 웃어보라'며 웃음도 사랑도 건강처럼 노력이 중요하다고 썼다. 왜 아니랴. 억지로 웃어도 웃음은 건강에 좋다고 하거니와 언짢은 일을 잊지 못한 채 곱씹고 있으면 마음은 물론 몸까지 상한다.

    새해다. 지난 해 무슨 일이 있었든 툭툭 털고 '올해엔 모든 게 다 잘될 거야' 자기최면을 단단히 걸고 호탕하게 웃어보자. 또 수시로 기지개를 켜자. 가슴을 좌악 펴고 두 팔을 쭉 뻗으면 뭉친 근육은 물론 마음도 풀어진다. 허리를 젖혀 하늘을 보면서 심호흡을 하면 기분전환이 되면서 새 힘이 솟는다.

    누군가 말했듯 희망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터널 끝엔 밝은 하늘이 있다. '휘면 온전해지고/굽으면 곧아지고/움푹 파이면 채워지게 되고/헐리면 새로워지고/적으면 얻게 된다/(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幣則新 少則得)'고 하지 않는가(묵자). 모두들 기지개 활짝 켜고,아자 아자 파이팅!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아르떼 칼럼] 남산의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추억하며

      2022년 12월 31일. 남산의 힐튼호텔은 결국 문을 닫았다.대칭을 이루는 아름다운 계단과 고풍스러운 브론즈 기둥,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천창에서 떨어지는 우아한 빛이 방문객을 조용히 감싼다. 모더니즘 건축의...

    2. 2

      [천자칼럼] 北의 '권총 정치'

      중세 유럽에서는 교회 권력과 세속 군주권을 ‘두 자루의 칼’에 비유한 양검론(兩劍論)이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유럽 각국 군주들이 “세속의 칼은 영적인 칼에 종속되지 않는다&...

    3. 3

      [사설] 석유전쟁으로 변질되는 중동 사태, 인질로 잡힌 글로벌 경제

      이란이 그제 새 최고지도자 메시지를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조기 종전 기대에 숨을 고르던 글로벌 시장은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지난 8일 공식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