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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석유전쟁으로 변질되는 중동 사태, 인질로 잡힌 글로벌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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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이 그제 새 최고지도자 메시지를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조기 종전 기대에 숨을 고르던 글로벌 시장은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8일 공식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첫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적이 경험하지 못했고 취약한 제2 전선 형성에 대한 검토가 이미 끝났다”고 경고했다. ‘저항의 축’ 세력을 규합해 게릴라식 군사보복에 나설 뜻을 밝힌 것이다.

    이란의 결사항전 선언에 시장은 요동쳤다. 어제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9.2% 올랐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9일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이란이 볼모로 삼은 호르무즈해협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략 요충지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에너지 공급로다. 이곳이 막히면서 그 여파는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원유·원자재 감산과 물류비 폭등은 생산 비용과 가계 지출로 전가되며 스태그플레이션의 재앙을 키운다. 이란이 원유 공급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공급망을 균열 내고, 이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EU) 이스라엘 등 서방 국가의 인내심을 고갈시키는 ‘장기적 소모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제가 인질로 잡힌 셈이다.

    자원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각국이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몰두하고 있는데, 그 핵심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움직이는 힘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다. 자원 전쟁의 냉혹한 메커니즘은 변함없이 유효하다.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 전략을 이번 기회에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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