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증시 관련 제도 및 환경 변화는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증권집단소송제가 전면 시행되고 5월부터는 미수 거래가 사실상 폐지될 예정이어서 상장사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반기 중 증권선물거래소(KRX)의 기업공개(IPO)가 추진되고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도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주식선물 도입과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기초자산 확대 등 파생상품 관련 제도도 재정비된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은 국회 심의를 앞두고 연초부터 증권가를 달구는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증권집단소송제 전면 시행= 2004년 이후 2년간 유예됐던 증권분야의 집단소송제가 새해 전면 시행된다.

증권집단소송제는 내부거래, 분식회계,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 상장기업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횡포를 줄이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한 사람이 소송을 제기해 이기면 같은 피해를 본 주주들도 똑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금까지 과거 분식회계 사실을 자진 고백한 기업들에 대해 한시적인 면책 기회를 줬다.

앞으로 과거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집단소송에 휘말려 문을 닫거나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미수거래 금지 = 5월부터 주식 투기의 주범으로 지적돼온 미수거래가 사실상 금지된다.

금융감독 당국이 미수거래가 발생한 계좌에 대해 1개월 동안 100%의 증거금을 적용하는 '동결계좌'를 내년 5월부터 도입키로 함에 따라 외상거래인 미수거래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2월부터는 투자자가 주식을 팔아 계좌에 입금될 금액도 신용거래 보증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신용거래 연속재매매가 허용되는 등 주식 신용거래 제한을 대폭 완화해 미수거래를 신용거래로 대체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증권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개별주식선물 도입 = 개별주식선물이 상반기 중 도입될 예정이다.

개별주식선물은 현재 거래되는 지수선물과는 별도로 개별 종목들을 상품화해 거래할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이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들도 현물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고 선물시장에서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위험관리가 가능해진다.

당초 지난 12월 중순까지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연기됐으며, 현재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POSCO, 한국전력, SK텔레콤 등 6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개별주식선물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 ELW 기초자산 확대 = ELW의 기초자산이 코스닥시장 우량주인 스타지수 30종목과 해외 주가지수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합리적인 가격 형성을 돕고 투기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현재 만기 30일전까지로 제한된 유동성 공급 기간을 만기 5일전까지 늘리고 기발행 ELW를 추가로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ELW의 유동성공급자(LP)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금융감독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도입될 예정이다.

◆ KRX.해외기업 상장 = 상반기 중 KRX의 자체 상장과 함께 해외 기업의 국내 주식시장 첫 상장이 추진될 예정이다.

KRX는 지난 11월 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과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관련법 개정과 2천억원 규모의 공익기금 조성 문제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내 증시 상장을 원하는 12개 해외 기업들이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해외기업 국내 상장 1호는 최근 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를 신청한 중국의 섬유업체 화펑팡즈가 될 것으로 보이며 3월경 상장이 예정돼 있다.

◆ 자통법 국회 심의 = 자통법이 상반기 국회심의를 거쳐 2008년 하반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통법은 투자매매.투자중개.집합투자.투자일임.투자자문.신탁업 등 자본시장 관련 금융업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취급 상품을 포괄적으로 정의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자통법 시행과 맞물려 대형화와 전문화 등 증권산업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