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황금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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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간지 각각의 띠에는 덕담들이 붙어있다. 호랑이 띠의 남자라면 만인을 호령할 인물이 된다든지,소띠해에 태어나면 열심히 일해서 재산을 일군다든지,쥐띠해의 아이는 지혜로워서 학식이 높아진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럴 듯하게 해석해서 장점만을 열거하니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가 기분이 좋다.
돼지띠도 예외가 아니어서 좋은 이미지의 덕담이 많다. 먹성이 좋은데다 새끼를 많이 낳아 식복(食福)과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치부되곤 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먹거리 걱정없이 자손을 번창시키는 것을 가문의 가장 큰 복락으로 여겼으니 돼지띠에 대한 애정은 무엇보다 각별했다. 심지어는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도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았는데 돼지는 망자(亡者)가 저승에서 먹는 양식이라고 생각해서다.
때마침 내년 정해년(丁亥年)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복을 부르는 돼지 특별전'이 열린다. 오늘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돼지와 관련된 유물과 장식물들이 소개되는데,한국의 전통문화에서 돼지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12년마다 돌아오는 돼지띠건만 이번 돼지띠는 유난히 떠들썩하다.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띠'라는 속설 때문이다. 올 쌍춘년에 결혼해서,내년에 황금돼지띠 아이를 낳으면 '재물운'이 그만이라는 소문이 돌자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대도시의 산부인과들이 임산부들로 북적인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덩달아 유아용품의 매상도 치솟고 있다고 한다.
역술가들은 '황금돼지의 해'는 아무 근거가 없는 황당한 얘기라고 말한다. '삼겹살데이''빼빼로데이'처럼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있긴 하다.
어쨌든 한 가지 다행이라면 출산을 기피하는 우리 사회에 베이비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출산율 저하로 고민하는 정부가 황금돼지띠 아이들을 애타게 기다릴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돼지띠도 예외가 아니어서 좋은 이미지의 덕담이 많다. 먹성이 좋은데다 새끼를 많이 낳아 식복(食福)과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치부되곤 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먹거리 걱정없이 자손을 번창시키는 것을 가문의 가장 큰 복락으로 여겼으니 돼지띠에 대한 애정은 무엇보다 각별했다. 심지어는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도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았는데 돼지는 망자(亡者)가 저승에서 먹는 양식이라고 생각해서다.
때마침 내년 정해년(丁亥年)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복을 부르는 돼지 특별전'이 열린다. 오늘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돼지와 관련된 유물과 장식물들이 소개되는데,한국의 전통문화에서 돼지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12년마다 돌아오는 돼지띠건만 이번 돼지띠는 유난히 떠들썩하다.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띠'라는 속설 때문이다. 올 쌍춘년에 결혼해서,내년에 황금돼지띠 아이를 낳으면 '재물운'이 그만이라는 소문이 돌자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대도시의 산부인과들이 임산부들로 북적인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덩달아 유아용품의 매상도 치솟고 있다고 한다.
역술가들은 '황금돼지의 해'는 아무 근거가 없는 황당한 얘기라고 말한다. '삼겹살데이''빼빼로데이'처럼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있긴 하다.
어쨌든 한 가지 다행이라면 출산을 기피하는 우리 사회에 베이비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출산율 저하로 고민하는 정부가 황금돼지띠 아이들을 애타게 기다릴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