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초 미국의 6개 대형 항만 운영권을 인수한 뒤 미 정치권의 심한 반발에 부딪쳐온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포트(DP) 월드'가 결국 이들 항만 운영권을 미국 회사에 매각한다.

'DP월드'는 11일 뉴욕·뉴저지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마이애미 탬파 뉴올리언스 등 6개 항만 운영권을 미 자산관리회사 '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그룹'에 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DP월드는 그러나 매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메드 빈 술라엠 DP월드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퇴장하게 된 것은 실망스럽지만 적정가격을 받고 매각했다"고 밝혔다.

DP월드의 미 6개항 운영권 매각 대상에는 미 동부 해안과 걸프 코스트의 16개 지역 화물 하역권과 뉴욕시 승객 터미널 운영권 등이 포함돼 있다.

총 자산 규모가 6350억달러를 웃도는 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그룹의 크리스토퍼 리 전무는 "항만 안보의 표준을 확립하는 데 있어 업계의 리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P월드의 미 항만 운영권 인수를 앞장서 비판해온 찰스 슈머(민주·뉴욕주) 상원의원은 "이로써 DP월드 사건이 최종 해결될 수 있게 됐다"며 "DP월드의 미 항만 운영권 매각은 워싱턴은 물론 미 전역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4개국에 51개 항만 터미널 운영권을 갖고 있는 DP월드는 연초 미 6개 항만 운영권을 68억달러에 인수하고 부시 행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나 민주·공화 양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한 반대에 나서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항만 운영권을 매각한 것은 DP월드가 결국 미국의 '인프라 국수주의'에 손을 든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