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아시안게임 요트 레이저 레이디얼 급에서 불꽃튀는 '성(性) 대결'이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게 됐다.

이번 대회 요트에 걸린 금메달은 모두 14개인데 그 중 6개가 남자부, 4개가 여자부에 걸려있으며 나머지 4종목은 남녀 구분없이 출전할 수 있는 '오픈(Open)'급이다.

그 중 오픈급에 해당하는 레이저 레이디얼급에서 한국 김상규(28.부안군청)와 중국의 여자 선수인 수리지아(19)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맞대결을 하게 돼 관심을 모은다.

김상규와 수리지아는 이미 3월 같은 장소인 카타르 도하 세일링 클럽에서 열렸던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한 번 겨뤘던 사이로 당시 김상규가 1위, 수리지아가 2위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었다.

강왈수 대표팀 코치는 "오픈 급이라 해도 이렇게 남녀가 나란히 1위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대회 레이저 레이디얼급에 출전한 여자 선수는 수리지아가 유일하다.

정승철 대표팀 감독은 "레이저 레이디얼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여자 종목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이 선수를 키우기 위해 이번 대회에도 내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리지아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옵티미스트급 금메달을 따냈었고 7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레이저 레이디얼 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자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기량의 소유자다.

수리지아에 맞서는 김상규도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김상규는 "80㎏쯤 나가던 체중을 최근 3-4개월만에 71, 72㎏까지 줄였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선수가 유리하지만 너무 많이 나가는 것도 안 좋기 때문에 체중을 줄였다"는 김상규는 "아직도 라이벌인 중국이나 싱가포르 선수보다 내가 체중이 많이 나가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리지아는 "협회에서 인터뷰나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인터뷰를 사양하면서도 김상규에 대해 묻자 "이길 자신이 있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야 병역 혜택을 노릴 수 있는 김상규는 "3월에도 한 번 이겼기 때문에 평소 기량만 나온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레이디얼급 등 요트는 5일(한국시간)부터 1차 레이스를 시작한다.

(도하=연합뉴스)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