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은행들의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묘산봉 관광지 개발사업에 금융주간사로 뛰어들었다. 이 사업은 제주도 북제주군 금년리 묘산봉 관광지구에 회원제 36홀 골프장인 세인트포CC와 52세대 골프텔을 개발,분양하는 사업이다. 지난 6월 착공한 1단계 사업은 현재 18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0월에는 220명의 창립회원 모집을 보름 만에 완료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골프회원권을 정식 담보로 인정한 뒤 회원권 집단대출을 시행했다. 아파트 집단대출처럼 세인트포CC 창립회원에게 연 6~7%의 금리에 분양 대금의 50%까지 대출해준 것이다.

우리은행은 "골프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자금대출과 함께 회원권 대출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앞으로 PF와 연결해 직원들의 급여계좌도 유치하는 등 연계영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협도 지난 8월 인천청라지구 테마형골프장 개발사업에 금융주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제자유특구인 인천 청라지구에 27~36홀 규모의 골프장과 골프빌리지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 3850억원 중 800억원을 농협 대주단을 모집해 대출해줄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골프장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 딜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골프장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PF사업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주춤한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발주물량도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레저사업 등 틈새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골프장 금융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