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경쟁(競爭)이 도입돼야 한다. 미국 대학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선택의 폭을 넓힌 경쟁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지난 8일부터 열리고 있는 글로벌 인적자원(HR) 포럼에 참가한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인적 자본과 경제성장'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강조한 얘기다. 차기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시되는 그의 진단은 우리 교육의 맹점(盲點)과 처방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배로 교수는 교육 개선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면서 한국은 특히 초·중등 교육에서 모두가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교육평등주의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인재양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 교육은 하향평준화의 길을 걸으면서 나라를 먹여 살릴 인재의 양성기반을 계속 고갈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국가경쟁력과 한국의 미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적자원을 개발하느냐에 달려있는데도 교육시스템은 경쟁은커녕,최소한의 대학 자율성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경제 도약을 위해 기술혁신이 무엇보다 시급하고,그 원동력(原動力)은 바로 우수한 인적자원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인재양성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을 당장 서둘러야 할 이유다. 시장이 요구하는 경쟁과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평준화 교육으로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글로벌 경쟁시대에 나라의 미래를 위한 교육혁신 방안이 무엇인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