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삼성물산 유통부문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번 인수합병(M&A)이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1993년 9월 개점한 애경백화점 구로점 외에 2003년 2월 추가한 경기도 수원시 점포와 2001년 영업을 시작한 AK면세점 사업에다 이번에 인수키로 한 삼성플라자 등을 합치면 유통사업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백화점 사업에서 4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4천7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2009년 9월에는 경기도 평택에 매장면적 1만평, 지하3층, 지상9층 규모의 백화점 점포를 추가로 오픈 할 계획이며 현재 외식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애경그룹은 5년 안에 점포 수를 7개로 늘려 백화점 4강에 들어간다는 꿈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삼성플라자 인수는 이 계획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애경그룹은 삼성플라자 인수가 애경백화점 구로점, 수원점과 2009년 9월 개점예정인 평택점을 비롯해 AK면세점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을 연결하는 수도권 유통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지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삼성플라자 분당점 인수를 계기로 외형 매출 뿐 아니라 시장점유율에서도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업 성장동력 및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삼성플라자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이어나가고 이를 신사업 진출시에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지역인 분당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삼성플라자를 인수함으로써 애경은 인지도를 크게 높이고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애경은 이와 함께 인터넷쇼핑몰인 삼성몰의 경우 기존의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애경백화점의 AK 비즈몰과 인터넷면세점 AK dfs와 마케팅 연계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삼성계열사가 입주해있는 오피스 부문은 판교 개발 등의 후광이 기대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오피스 거래시장의 활성화에 대비해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애경의 삼성플라자 인수 시너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 유통부문 직원들에 대해 100% 고용승계 및 급여 및 복리수행 수준 유지를 약속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매각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한 직원은 "국내 1위 재벌기업에 소속돼있다가 갑자기 중견 유통업체 직원이 되면서 조직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거나 향후 승진시 불이익을 당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내심 자사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삼성테스코로 유통 사업이 매각되기를 바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은 유통부문 영역 확대를 추구하면서 작년 말부터 유통부문 우수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삼성플라자 직원들을 핵심 인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 670여명인 임직원 수를 2009년에는 1천200여명까지 늘려야하므로 매년 100명이상 인력을 충원해야하는 상황이다"고 전하고 "일단 2009년까지는 애경그룹과 별도로 운영하다 이후 시너지효과를 위한 교류를 실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롯데와 현대백화점 등 기존 메이저업체들이 고급 브랜드에 대해 강력한 구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경이 신흥 고급 도시인 분당에서 선전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에 고급 상권이 몰려있긴 하지만 분당주민들의 수준 높은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급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번 인수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최윤정 기자 bumsoo@yna.co.krmerciel@yna.co.kr